가민 포러너의 삼고초려
나는 요즘 달리기에 푹 빠져있다. 특히 매일의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어제도 우중 달리기를 했고 건강검진과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데 많은 체력을 썼는지 권지영 작가님의 북토크를 듣다가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마치기 전 조용히 나가서 잠들었다. 눕자마자 바로 잠들었는지 아무 기억이 없다.
9시 조금 넘어서 잔 것 같은데 평소보다 너무 일찍 일어났다. 새벽 2시 50분쯤 일어나, 창밖을 보니 오늘도 어제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심지어 천둥, 번개까지 치면서 밖에 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설마 달리기 하다 벼락을 맞지는 않겠지만, '미친놈'이란 소리를 들을까 봐 두렵기도 했다.
비 내리는 창밖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어제도 고민의 시간을 보낸 후 비가 조금 잠잠해진 상태에서 우중 달리기를 했지만 오늘은 비가 잠잠해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번쩍번쩍 거리는 번개도 고민의 시간을 더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듯 그치지 않아 책상에 앉아 가만히 생각했다.
그리고 가장 고민하고 있었던 반복과 회복 사이의 문제를 조금 더 생각하다가 며칠째 가민 포러너의 제안이 마음에 결려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아무리 회복 걷기를 하고 냉수욕과 마사지를 한다고 해도 나이가 드니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매일의 달리기를 하고픈 욕심 때문에 계속 매일 달린다면 내 몸도 곧 과부하가 걸려 무릎이나 발목 등 어느 한 부위에 부상이 발생할지도 모를 것이다. 부상인 상태로 달리기를 지속하기 어려우니, 부상이 찾아오기 전 회복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달리기를 하지 않고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니 일찍 아침잠에서 깬 아이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벌써 달리고 왔냐고 물어보았다. 아직 잠이 덜 깬 표정의 아이를 안아주며, 오늘은 휴식하는 날이라고 하니 달리기에도 휴식이 있나고 물어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오랜만에 아이와 아침 시간을 함께 보냈다.
같이 아침도 먹고 아이 등교 시간에 맞춰 함께 집을 나오면서 서로의 하루를 잘 보내길 바라는 응원을 하고 각자의 길을 떠났다. 출근하는 길, 오늘 아침 매번 해오던 것을 하지 않았다는 찜찜함보다는 "나도 하루쯤 쉬고 싶어"라고 말하는 내 몸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무엇인가를 반복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회복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쉼 없는 인생이 없는 것처럼 내 몸도 쉼을 통해 회복하고 다시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 시간이 필요하다.
가민 포러너의 세 번째 제안을 수락하고 제안하는 대로 오늘은 최대한 휴식을 취할 것이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 가민의 제안을 확인하고 더 휴식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면 더 휴식하는 방법을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주 동안 매일의 달리기를 하며 달리기를 습관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오늘 휴식으로 멈춘 것이 아니기에 내일의 달리기를 더 잘하기 위해 오늘의 휴식을 취하고 내 몸을 회복하는 것이 어쩌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하는 것보다 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반복과 회복 사이에서 많은 고민도 해보고, 멈추지 않고 매일의 달리기도 해 보았지만 점점 회복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내 몸도 회복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 달리기 전문가들의 조언도 듣지 않고 매일의 달리기를 강행했지만,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고 회복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내 몸을 관리할 것이다. 절대 욕심내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달리기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의 일상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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