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의 식탁, 질 들뤽, 브리지트 들뤽, 마르틴 로크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성토양이라 특별한 환경이 아닌 이상, 수천만 년 전에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인골이 발견되기 어렵다. 간혹 뉴스에 보면 조선시대 사람의 무덤인데 하나도 부패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매장을 하면서 수분이나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두꺼운 회칠을 한 비결을 밝혀내 망자가 죽었던 당시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전 세계 남아 있는 6만여 기의 고인돌 중, 4만여 기가 한반도에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대표적인 청동기 유물인 고인돌을 만들었던 청동기시대의 사람들이 한반도에 터를 잡고 살았음을 알 수 있다. 모아이 석상도 엄청난 미스터리이지만, 현재와 같이 건축기술도 없고 무거운 것을 쉽게 들 수 있는 중장비도 없었던 시대에 고인돌처럼 무거운 돌을 어떻게 옮겼을까 궁금하다.
연천군에 있는 전곡리에 가도 구석기시대의 유적지가 있고, 한탄강 주변에서 구석기의 대표적인 유물이자 동아시아에도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한 주먹도끼가 발견되어 구석기시대에도 사람들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구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사이에 있는 신석기시대에도 사람들이 한반도에서 살았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예전에 <원시인의 삶 따라 하기>라는 주제로 글을 썼는데 그때 나 지금이나 원시인이 어떻게 살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선사시대의 삶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그들이 살았던 곳에서 발견되는 유물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본격적인 농업혁명이 일어났던 신석기시대에는 본격적으로 움집을 집고 정주생활로 변환되어 농사를 지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그 대표적인 유물이 바로 빗살무늬토기이다.
신석기 혁명으로 알려진 농업의 발전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농사만으로는 먹을 것을 충당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해안 또는 하천 주변에서는 조개무지인 패총이 발견되기도 한다. 냉장고와 같이 저온 보관 가능한 장비가 없었기에 조개를 따서 바로 먹지 않으면 쉽게 부패해 몸에 안 좋다는 것을 경험적 지식을 통해 습득한 신석기인들은 해산물을 바로 먹고 한 곳에 버렸던 지역이 지금의 패총으로 발견된다.
또한 그들이 거주했던 움집의 터나 동굴에서는 불에 탄 곡식이나, 동물의 뼈, 심지어 인간의 뼈도 발견되어 육식을 하였다고 추정하기도 하지만 라스코 동굴 벽화에 그려진 동물의 그림처럼 매번 사냥을 해서 동물의 고기를 먹었다고 하기에는 그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일상적인 의미보다 동물을 신성시한 원시 종교적 의미로 봐야 한다는 주장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선사시대 사람들의 턱뼈와 치아를 보아도 육식을 하는 맹수처럼 송곳니가 발달되어 있지 않을 것을 보면 이때부터 인간의 주식이 육류가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도 농경에 큰 역할을 했던 소를 도축할 수 있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정주생활을 시작한 초기, 유목생활을 할 때 가축을 초원에 가축을 키웠던 것과 달리 막사를 짓고 가축을 길들이기 시작한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가축은 가죽과 젖을 제공하는 살아 있는 식량창고의 개념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운 좋게 사냥에 성공해서 야생동물의 고기를 먹는 날도 있었지만, 정말 특별한 경우였을 것이고 구석기시대부터 내려온 채집을 통해 열매나 채소를 먹었을 가능성이 높다. 계절의 변화가 없었던 지역에서는 계속 채집과 사녕을 했겠지만 계절의 변화로 추운 겨울에는 이마저도 구할 수 없었기에 따뜻한 봄이 오기까지 항상 배고픔과 동거를 했을 것이다.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동물의 사체를 해부하거나 배설물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선사시대의 사람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직접적으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의 인골과 남긴 흔적을 통해 간접적으로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추정하면서 그들의 생존 방식을 탐구할 뿐이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어 선사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 그들의 식생활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지금과 달리 건강한 것을 먹었음은 분명하다. 문명의 발달로 선사시대와 비교할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배고픔과의 동거는 더 이상 없지만, 기름지고 배부른 생활을 하면서 선사시대에는 존재할 수 없었던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양한 현대인의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다시 선사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우리의 식탁은 선사시대로 돌릴 수 있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을 식탁 위에서 치워버리고, 자연에서 바로 얻은 생명력이 넘치는 건강한 음식을 우리의 식탁 위에 가득 채우며 건강함을 먹는다면 현대인을 괴롭혔던 현대병에서 해방되어 자유함을 얻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오리라 믿는다.
과일 단식을 하며 배운 선사시대의 식탁을 평생의 식습관으로 유지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 편리함보다는 건강함을 취하려는 나의 의지가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진리를 믿으며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선사시대의 식탁 / 질 들뤽, 브리지트 들뤽, 마르틴 로크 / 사회평론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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