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의 트래밀 달리기
어제는 월요일이라 정신없었지만 매일의 달리기와 6km 달리기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본가 피트니스센터에 있는 트래밀 달리기를 했다. 운동복을 준비해 오지 않아서, 결혼 전 내가 쓰던 방에서 30대에 입던 운동복을 찾아 입어 보았는데 요즘 살이 빠져서 다행히 맞았다.
전에는 너무 꽉 끼어서 버릴까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착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굳이 새로 옷을 사지 않아도 된다. 얼마 전 사촌 동생 결혼식에 갈 때, 맞는 양복이 없어서, 새로 맞출까 고민했던 것도 이제는 필요 없다. 10여 벌 넘은 양복이 다 맞아서 경조사에 갈 때도 복장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이어트가 최고의 성형"이라는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된다. 다른 의미에서의 옷을 몸에 맞춰도 되어서 선택의 다양성이 보장된다. 평상시에 입는 청바지도 살쪄서 맞지 않았던 것도 이제는 통이 넉넉해져서 옷이 헐렁할 지경이다. 전에 입던 내 청바지들은 나의 두꺼운 허벅지 덕분에 늘 바지 안쪽이 터져서 수선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이제는 살 빠진 것이 많이 표시가 나는데, 보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고 많이 물어본다. 개인적인 이유로 나에게 먼저 자연치유의 효과를 실험해 보고자 시작한 과일 단식 덕분에 체중도 25kg 이상 감량되고, 건강 지표들도 좋아지거나 좋아졌다. 아직 몇 개의 지표들은 더 정상 수치로 회복되어야 하지만 과일 단식을 지속한다면 충분히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과일 단식뿐만 아니라 달리기에도 재미를 들여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한 달 동안 100km의 거리를 달리기 목표를 달성하기가 눈앞에 있다. 군 복무 중에도 유격 훈련 때 빼고는 이 정도의 거리를 달린 기억이 없는데 8월에는 충분히 100km 이상의 거리를 달릴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달리기 전문가님들은 한 달에 300km 이상 달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달리기를 싫어했던 나에게는 엄청난 목표이자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던 것이라 정말 의미 있다. 특히 월요일 출근 전 달리기를 하면 온몸에 피가 돌아서 월요병도 느끼지 않게 되어, 업무를 시작하는 월요일을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어서 좋다.
8월 초, 구수골에 가는 날 저녁 달리기를 못 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본가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래밀을 이용해 달렸는데 한낮 여름 무더위 속, 에어컨도 없는 공간이라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3.2km밖에 달리지 못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어제는 그날의 한계를 넘고자 노력했고 다행히 트래밀 6km 달리기를 완주할 수 있었다.
8월 동안은 체력 안배를 위해 계속 5km 달리기 연습을 하려고 했는데, 몸이 적응을 넘어 나태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리라고 느끼기도 했지만 6km 달리기를 이틀째 도전했고, 운 좋게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트래밀 달리기는 도로 위를 달리는 것과는 달리 정지된 상태에서 달리는 것이라 눈으로 보이는 것이 똑같아 지겨움과의 싸움이다. 40여 분간 똑같은 것만 보고 달려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비 오는 날이나 달리기를 하기 어려울 날이면 여기에서 트래밀 달리기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달리기 할 때마다 가민 포러너 965를 꼭 착용하는데, 트래밀 달리기 기능이 있어 나이키 런 클럽이나 트래밀의 기록 표시창에 있는 데이터보다 더 정확하게 달리기를 한 데이터를 측정해서 정말 좋다. 아무래도 달리기에 특화된 시계라 더 믿을 수 있고 기능들을 사용하기 편해서 달리기 메이트로 늘 함께 한다.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출근하느라 정신없는 월요일이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월요일에도 달리기를 해서 이전보다 기분 좋게 출근할 수 있다. 다만 욕심을 부려 출발할 시간에 임박해서 나갈 때도 몇 번 있었지만 다행히 지각한 적은 없다.
달리기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를 느끼며 이제는 매일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매일의 달리기를 할 방법을 찾아 달린다면, 달리기가 일상의 흔적을 넘어 평생의 습관이 되고 나의 또 다른 오티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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