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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5. 2024

소설 쓰기로 빛나는 독서의 힘

행복동 타임캡슐, 권지영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소설은 무의식적으로 거부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읽지도 않았고, 관심도 가지지 않아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도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이렇게 소설 읽기에 관심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소설을 읽은 후 나에게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인데, 몇 권의 소설을 읽어 보아도 어떤 여운도 남지 않아 무의미하다고 느꼈었다.


 사실 소설을 좋아하지 않은 이유도 내가 소설 속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소설은 읽는데 부담이 덜 하고 자기 개발서에 비해 재미있어 읽기 편하지만, 소설 읽는 시간에 차라리 다른 책을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낀 이유도 남는 게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며, 항상 책을 읽고 나면 무엇 하나라도 남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크게 작용해서 더욱더 소설 읽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로 여행을 갈 때마다 의도하지 않게 무라카미 하루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는 나를 보며 소설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만 보면서 다른 소설에는 거부 반응을 보이는 나에게 김호연 작가님의 불편한 편의점과 나의 돈키호테라는 소설은 나의 이중적인  잣대를 깡그리 부서 주었다.



 최근 읽은 김호연 작가님의 <연적>이라는 소설도 긴박한 소재를 모티브로, 예상하지 못하게 전개하여 단순에 읽게 만드는 마법에 빠질 정도로 소설 그 자체에 매료되도록 만들었다. 물론 허구의 스토리이지만 현실의 지명을 사용하여 현실감을 느끼도록 만든 작가의 의도로 마치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착각이 들게 만들 정도였다.


 소설에 거부 반응을 보였던 내가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 권지영 작가님의 <행복동 타임캡슐>이라는 소설을 읽게 된 후부터이다. 꿈꾸는 유목님께서 권지영 작가님과 온라인 북토크를 주관해 주셔서, 작가님의 소설에 대한 진심과 소설 읽기와 쓰기에 대한 방법과 바쁜 일상 중에서도 소설 쓰기를 위해 하루 2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하루 5분이라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을 만든다는 것은 꿈을 향한 첫걸음이다.


 사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소설 쓰기에 있어서도 특별한 비결이 있기보다는 매일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단순하지만 강력하는 것을 느낀다. 이 반복의 힘으로 목표를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한다면 시간이 걸린다 할지라도 언제 가는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늦었다고 소설 쓰기를 언감생심으로 생각만 한다면 나는 절대 소설을 쓸 수 없겠지만, 말도 안 되는 문장이라도 매일 꾸준히 쓴다면 언젠가는 나도 소설을 집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작년부터 매일의 글쓰기와 공저로 책을 출간한 일까지 꿈만 꾸던 일을 현실로 만든 경험을 했다.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계속 꿈만 꾸었다면 아직도 꿈으로 남아 있었겠지만, 부족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시도하게 도전했기에 현실로 만들었다고 믿는다. 소설 쓰기라는 생소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을 그저 욕망으로만 두지 않고 조금이라도 끄적거리기라도 한다면 미약한 문장으로 남아, 하나둘씩 모여 문단이 되고 단락이 될 것이다.


 권지영 작가님과 북토크를 하기 전부터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마음 한 편으로 남겨 두었던 꿈을 매일 조금씩 현실로 바꾸는 행동을 할 것이다. 아무도 내 소설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내 소설의 첫 독자가 되어 먼저 관심을 가지고 응원한다면 이보다 더 든든한 지원군을 없을 것이다. 매일 조금씩 소설 쓰기를 하고 공모전에 도전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당선이든 탈락이든 둘 중 어떤 결과라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탈락되었다고 낙심하지 않고 당선될 때까지 도전하는 힘을 보여 준다면 말도 안 되고, 조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설이라도 나에게는 그 어떤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소설이 될 것이다. 소설 쓰기라는 새로운 루틴을 추가하면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매일 꾸준히 하면서 막연한 꿈으로만 생각했던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조금씩 열려고 한다. 하루 2시간이라는 시간의 단편을 모아 그 문을 여는 열쇠로 만들 것이며, 용기를 내어 굳게 닫힌 문을 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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