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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6. 2024

잠이 보약

잘 자야 오늘도 달릴 수 있다

 요즘 가민의 제안을 확인하면서 내 몸의 회복 상태를 점점하면 회복이 더딤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원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수면 루틴이 깨져서 평소보다 늦게 자는 날이 많았기 때문에 회복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늦어도 9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4시 전에 일어났지만, 달리기를 하면서부터 최소 8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4시 기상보다는 수면의 질과 시간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매일의 달리기를 하며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다는 느낌도 들어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한시라도 빨리 침대에 눕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아이와 대화도 해야 하고, 잠시라도 같이 놀아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 시계를 보면 어느덧 10시 넘은 적이 많았다. 한참 성장할 시기라 늦게까지 노는 것도 좋지 않고 아이도 아빠와 놀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아이를 달래며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금세 잠들었고, 이는 달리기뿐만 아니라 하루를 치열하게 보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등이 바닥에 닿는 순간 바로 잠들어버리는 축복을 누려온 사람이기에 특별하게 느끼지는 않지만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피곤했는지 평소 잘 꾸던 꿈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잠을 자는 것 같아 좋다.



 매슈 워커의 저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 말하는 것처럼 잠은 회복과 재조정의 시간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몸뿐만 아니라 뇌를 비롯한 모든 장기도 휴식을 취해야 하며, 집중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때가 바로 잠을 자는 시간이다. 그래서 잠자기 전 3시간부터 음식을 먹는 것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고, 다량의 카페인이나 알코올도 수면을 방해하기에 커피나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잠을 자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자느냐도 중요한 데 수면의 질이 수면의 양을 압도한다. 잠을 자는 순간에는 내가 어떻게 자는지 알 수 없기에, 잘 때도 가민 포러너 965를 착용하고 내 수면을 확인한다. 수면 시간도 중요하지만 잠을 자면서 얼마나 회복하는지 수치로 보고 싶기 때문에 불편하더라고 시계를 착용하고 자는 습관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버리고, 눕자마자 자는 축복을 지속적으로 누리려고 한다.


 굳이 매일 새벽마다 가민이 알려주는 수면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새벽에 일어날 때 몸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얼마나 회복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개운한 몸 상태를 느낀다면 100% 회복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조금 찌뿌둥하고 어느 한 부위가 결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당연히 회복이 더뎌서 그러는 것이다.  항상 개운한 상태로 새벽을 맞이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을 통해 어제 치열한 생존의 흔적을 복구하고 싶은 욕망은 어찌할 수 없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일찍 준비하고 밖으로 나와 웜업과 스트레칭을 하였다. 달리기를 할수록 웜업과 쿨다운의 중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있어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해야 달리기의 효율도 좋아지고 부상 방지와 회복에도 좋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월요일처럼 출근의 부담으로 쿨다운을 조금 하는 날 저녁에는 근육도 뭉치고, 발바닥도 저린 느낌이 드는 것이 달리기를 마친 후 하는 쿨타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가상 마라톤 10km 연습을 하는 날이라 더 신경 써서 웜업을 하며 고관절 스트레칭에 집중하였고,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마사지하면서 달리는 중에 근육이 뭉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게 보일 수도 있지만, 웜업을 얼마나 세밀하게 하느냐에 따라 페이스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페이스가 빨라짐을 느껴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중이라, 마라톤 대회 당일에는 웜업만 한 시간 정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격일로 5km와 10km의 거리를 달리는 훈련이 익숙해져서 오늘은 과연 10km를 달릴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까, 고질적으로 페이스가 저하되는 구간에서 페이스 유지를 할 수 있게 어떤 훈련을 해야 될지를 고민하며 달렸다. "힘들다, 숨이 차다, 멈추고 싶다"라는 유혹은 이제 더 이상 나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기에, 오직 완주만을 상상하며 지금 달리는 이 순간에 집중하는 노력을 한다.



 사실 노력한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거나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노력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순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에 고민하기보다는 무념무상의 자세로 달리는 것 그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물론 달리는 것은 힘들고 어렵다. 노력한다고 해서 달리기가 힘들지 않고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내 실력을 더 키운다면 조금 힘들고 조금 어렵게 느껴질 것이라, 달리기 체력을 만들어 실력을 키우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다.


 10월부터는 가상 마라톤 12km와 15km에도 도전할 생각인데 시작하기 전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야 15km를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어서, 지속적으로 불가능에 도전하며 실패를 맛보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할 것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천재는 가능하겠지만 나처럼 재능이 없는 사람은 오직 끊임없는 노력만이 재능을 뛰어넘는 일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10km 가상 마라톤 연습의 반복 횟수가 많아지면서 익숙해지고 동시에 심박수도 안정되고 페이스도 빨라짐을 느낀다. 이때가 거리를 늘려 체력을 키워야 할 때이기에 임시 공휴일인 10월 1일에는 12km 가상 마라톤에 도전할 계획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고작 2km를 달렸을 뿐인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던 내가 마라톤 하프 코스를 넘어 풀코스를 상상하는 날이 오게 될 줄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 달리기에 재능은 없지만, 매일 노력하는 이 순간들이 모여 재능을 뛰어넘는 날이 오도록 부단히 달리며 노력할 것이다.


#달리기

#회복

#수면

#부단히런

#몹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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