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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9. 2024

달리기 거리 늘리기

12km 가상 마라톤 도전 첫날

 어제 7월 말 이후 오랜만에 저녁 달리기와 걷기를 해서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나만의 루틴을 한 후 달리기 준비를 해서 밖으로 나갔다. 가민을 보고 몸이 얼마나 회복되었는지 확인한 후 평소보다 회복이 더딤을 알 수 있어서 조금 더 조심해서 달려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보다 스트레칭을 많이 하며 웜업을 하였고, 어제저녁부터 고민했던 12km 가상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한 달 뒤면 난생처음으로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이기에, 적어도 15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 계획이다. 처음부터 15km 가상 마라톤을 연습할 수도 있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12km 가상 마라톤부터 천천히 도전할 것이다. 그동안 10km 가상 마라톤 완주를 통해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지만, 거리를 늘릴 때마다 걱정이 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10km에서 고작 2km 밖에 거리가 늘어나는 것이지만 이미 10km를 달린 상태에서 2km의 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혹여 꾹 참고 견딘 상태라면 아직 남은 2km의 거리가 이미 달린 거리보다 더 멀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체력을 키워야 한다.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그 이상의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체력이 있다면 100km의 거리를 달려야 하는 울트라마라톤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2km 가상 마라톤의 첫날이라 조금 긴장한 상태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순위보다는 완주와 페이스 유지에 중점을 두었다. 단순하게 평소 연습했던 10km 가상 마라톤의 페이스에서 2km를 추가하겠다는 계산으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고치고 있는 7~8km 구간대에서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아직 12km 달리기 코스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달리면서 최적의 코스를 발견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탐색하며 달려서 평소와는 다른 경로로도 달렸다.



 단순히 거리를 늘리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달리기 코스를 정해서 머릿속에 저장해 놓아야 몸도 자연스럽게 반응하여 달리기를 할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거리를 늘린다는 것에 흥분하여 달리기 코스를 정하지 않았던 나의 경솔함을 자책하며 다음 12km 가상 마라톤을 연습할 때는 명확한 코스로 달리기를 할 계획이다. 지금의 10km 가상 마라톤 코스에도 오르막길이 있어 조금 기피하게 되지만, 이제부터는 오르막길도 즐기면서 달려야 할 것이다.



  내가 달리는 코스에 있는 오르막길은 몇몇의 러너들에게는 쉬어가는 코스이지만 나는 페이스를 늦추더라도 절대 멈추지 않는다. 평지만 달리는 러너라면 절대 오르막길을 달릴 수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오르막길이 있다면 내리막길도 있기에 조금 힘들더라도 참고 오르막길을 달리는 연습을 하면 조금씩 오르막길을 달리는 것도 힘들지 않게 된다. 정말 처음에는 다시 이 길로 달리고 싶지 않았지만, 의도적으로 3~4km 구단대로 이 오르막길을 만들면서 내리막길에서 고질적인 페이스 저하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많이 개선이 되기는 했지만 8~9km 구간대에서 페이스 저하가 일어난다. 처음 달리기 시작할 때부터 완주할 때까지 동일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오직 체력뿐이다. 달리기를 처음 연습할 때부터 이런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달리더라도 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포인트를 유지하며 꾸준히 연습했기에 10km 가상 마라톤을 잘 연습하고 12km 가상 마라톤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꾸준함이 비결이다.



 오늘 처음  도전한  12km 마라톤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렵지도 않았다. 단지 처음 해 본 일이라 얼떨떨하고,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한 채로 달렸지만 단 한 번도 멈추고 싶다는 유혹이 들지 않았고, 오직 완주를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달릴 수 있어 좋았다. 운 좋게 첫 번째 도전부터 1위를 할 수 있어 좋았지만 무엇보다 완주를 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가 크며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 저하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저하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쿨다운을 위해 나이스 걷기 30분을 추가로 하면서 갑자기 달리기 거리를 늘려 놀랐을 몸을 위로하고 진정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평소에도 늘 10km 가상 마라톤을 할 때도 나의 목표는 절대 10km가 아니라는 것을 몸에게 말해 주었기에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잘 견디어준 내 몸에 감사하며 앞으로 꾸준히 12km 가상 마라톤 연습을 하면서 마라톤 대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페이스보다는 완주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연습한다면 대회 당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충분히 완주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주변에서도 완주할 수 있다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지만, 완주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며 나 스스로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해서 참가하는 대회이기에 기필코 완주를 하겠다는 열망으로 매일의 달리기를 한다면 점점 완주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사실 달리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요즘은 덜 하지만 처음 달리기를 할 때만 해도 내 안에서는 멈추고 싶다는 유혹의 목소리가 올라와 견디기 힘들었지만 단 한 번도 중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 급작스러운 사고나 부상으로 인해 멈추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리겠다는 자세를 유지해야 연습이든 대회에서든 완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천천히 달리더라도 절대 걷거나 멈추지 않는다.


 최근 며칠 동안 연습한 기록을 살펴보니 5분대 페이스를 보인 구간이 나타났는데 의도하지 않았던 속도도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속도보다는 페이스 유지, 페이스 유지보다는 완주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나이기에 달릴 때마다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방법을 찾았다면 반드시 실행하면서 완주를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달리기를 완전히 즐기려고 한다. 단순한 취미 생활이 아닌 나를 나답게 만드는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달리는 이 순간, 그 자체를 즐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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