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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04. 2024

달리다 보니 어느새 15km를 달렸다

하프 마라톤의 길목에서

 전날 트레드밀 달리기를 하고 하루 종일 업무를 보기 위해 정신없이 다녔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웜업을 할 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스트레칭과 준비 운동을 하는데 종아리와 햄스트링 등 여러 부위에서 근육이 뭉쳐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10월 초 일주일에 두 번이나 누릴 수 있는 공휴일의 혜택을 누릴 겸 하루 푹 쉬는 것을 잠시 고민했지만, 습관적으로 조금이라도 달려보자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가민의 모닝 리포트에서 회복의 속도가 늦다는 것을 자주 보고 있어,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는 알지만 몸은 조금이라도 더 달려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다.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12km 가상 마라톤 훈련도 벌써 세 번 실시했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측정 도구와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세 번 중 두 번은 13km를 달렸다. 이는 12km보다는 15km 달리기에 더 많은 비중을 둔 계획 때문인데, 12km 달리기가 버겁지 않다면 조금씩 거리를 늘려 빠른 시간 내에 15km 달리기 연습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12km의 거리를 달린 상태에서 고작 1km의 거리를 더 달리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1km의 거리는 5km 이상의 체력적, 심리적 부담을 준다. 이런 부담을 느끼는 이유도 아직 12km를 달릴 수 있는 체력이 없기 때문인데, 빨리 15km를 달리고 싶은 욕심이 앞서는 것 같아 엄청나게 자체하고 있는 중이다.


 햄스트링도 올라온 상태라서 욕심을 내어 무리한다면 매일의 달리기는 물론, 11월 마라톤 대회 출전도 어려울 수 있기에 욕심을 내려놓는 훈련을 매일 한다. '무리하면 안 된다, 욕심을 내지 말자'라고 매일 생각하고 또 다짐하지만, 막상 달리는 순간 '오늘은 조금이라도 더 달려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기 때문이다.



 매일의 달리기 기록이 하루 이틀 쌓여가면서 제법 많은 거리를 달렸다. 지금까지 달린 누적 거리가 약 400km가 될 정도로 매일의 달리기 위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리 뛰어난 달리기 전문가라 할지라도 하루에 400km를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매일 달리기를 한다면 시간이 걸린다 할지라도 400km의 거리를 달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날은 12km 가상 마라톤 연습이 예정되어 있어, 충분히 웜업을 하면서 준비를 하였고 15km 달리기 코스를 발견하여 답사도 할 겸 천천히 달리기로 했다.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렸지만 더 이상 햄스트링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지 않아서 안심이 되었고, 날씨도 서늘해서 더위와 싸울 체력을 온전히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어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새로운 코스라 많이 낯설고 차량 이동에 대한 변수도 고려해야 해서 평소보다 긴장하며 달려서인지 몰라도,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공휴일이라 출근의 부담도 없어 조금 더 달려볼까 고민했다. 가민을 보니 심박수가 130대 정도 되어서 12km 가상 마라톤 연습이었지만, 15km 자유 달리기로 급히 변경해서 달렸다.



 15km라는 거리를 처음 달리는 것이라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고 멈추고 싶다는 유혹도 없어서 천천히 달리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낯선 달리기 코스를 이제는 익숙한 코스로 만들기 위해 15km 가상 마라톤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대회 준비를 위해 계획했던 15km 달리기 체력을 만든다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는 평소와 달리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달리기를 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아 내친김에 21km를 달려볼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리하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에 15km 달리기에 만족하기로 했다. 예상보다 빨리 15km 달리기에 도전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직 초보 러너라서 달리기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고 지식도 없지만 매일 꾸준히 달리겠다는 자세로 달라기 전문가이신 아주nice님께 많이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열정만 넘치는 러너가 아니라 내 몸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정학하게 알고,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고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나도 조금씩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보다 빨리 15km 달리기에 도전하게 되어 얼떨떨하지만, 보다 회복하는데 집중하면서 거리를 조금씩 늘려갈 것이다. 큰 문제만 없다면 대회 참가 전에 하프 마라톤에 참가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10월 문고리 마라톤 21km를 신청했다.


  과연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욕심을 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방법에 더 신경 쓰며 회복의 시간을 통해 장거리 도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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