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Oct 22. 2024

달리기로 전하는 나눔의 미학

기부런 6K

 달리기를 하면서 내 삶 속에 일어난 변화들이 있다. 가장 크게 변화된 것으로 체중 감량인데, 약 30kg 정도 감량하여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나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입던 옷들이 맞지 않아 새 옷을 사야 하는 기분 좋은 불편함도 있지만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달리기 전 나의 생활 패턴은 거의 전적으로 나를 위한 행동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며 나를 다스리는 무언가를 했었는데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달리기를 할 때 산책로에서 나란히 걷는 사람들이 불편해서 일부러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달리러 나갔지만, 이제는 그런 행동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중요한 이야기이면 뒤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집중하며 이야기할까 생각하며 내가 알아서 요리조리 피해 달린다. 내가 운동하는 산책로는 나만의 공간이 아니기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모두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진정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달리다 보면 버려져 있는 쓰레기도 보이는데 조만간 플로킹을 하면서 내가 달리는 공간을 깨끗하게 치우려는 계획도 하고 있다. 나 혼자 이런 생각과 행동을 한다고 변하는 것은 없겠지만 지속한다면 어느 한 사람이라도 함께 변하는 기적이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물론 지금도 운동하는 도중 홀로 쓰레기를 주우며 청소하는 분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달리기를 하면서 체력이 좋아지니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정신적, 신체적 체력이 생겼다. 오르막길에서 힘들어하시는 휠체어 탄 분을 밀어드릴 수도 있고, 비 오는 날 우산을 펼치는 아이 엄마 대신 유모차를 잡아 드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넘치는 힘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무렵,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에서 ‘기부런 6K’ 광고를 보았다.



 평소 다른 방법으로 나름의 기부를 하고 있지만, 달리기로 기부를 할 수 있다는 마음에 신청하고 버추얼 런을 할 때만 기다렸다. 처음 신청할 당시만 해도 5km의 거리를 달리는 것이 힘들었기에, 기부런을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하기도 했지만 매일 꾸준히 달린 덕분에 기부런 6K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실 한국에서보다는 홋카이도 여행 때 기부런을 하고 싶어서 아사히카와 동네 한 바퀴를 할 때 이미 달성했지만, 전날 입은 기부런 6K 티셔츠가 젖은 상태로 캐리어에 들어 있어 귀국 후 제대로 달리기로 했다. 기부런 전체 행사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눔을 실천하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눔은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과시하기 위함이 아닌 진정 마음을 담아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금전 기부도 좋지만 기부런 6K를 통해 몸과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8월에 했던 815런의 부족함을 기부런 6K를 통해 채운다는 생각을 하니 그때의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채워짐을 느꼈다.


 큰 도움은 아니겠지만 기부런 6K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좋은 나눔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달리기를 통해서 나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 혼자서 살 수 없는 인생, 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내가 볼 수 없는 곳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연결해 주는 일을 통해 세상을 보다 살기 좋고 따뜻한 공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기부런6K

#월드비전

#달리기

#나눔

#몹글

매거진의 이전글 아사히카와 동네 한 바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