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May 29. 2023

자세

횟수보다 중요한 것

 헬스장에 가면 대부분 거울이 있다. 거울이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아마도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과 자세를 바라보라는 의미가 가장 강할 것이라 생각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가장 경계했던 것이 바로 횟수와 무게이다. 특히 무게는 과시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숨어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내 능력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자제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무거운 무게를 넣고 빼는 것도 부가적인 일이고 과욕은 항상 무리를 가져오기 때문에 내가 들 수 있는 무게를 사용하는 것이 내 근육을 키우는데 가장 좋다. 근육을 만드는 목적이 남에게 과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기에 내 근육과 관절이 감당할만한 무게를 들면서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방법이 효율적이기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


 매일 아침 간단한 홈트레이닝으로 몸을 깨우는데 스쿼트를 주로 한다. 요즘은 허리가 아파서 못 하고 있지만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운동으로 전신 밸런스에 좋다. 하루 500개를 목표로 하는데 한 번에 77개씩 총 7번을 하면 충분히 목표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 스쿼트란 운동은 단순하지만 허벅지와 허리 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에 엄청한 고통을 가져오지만 이 악물고 하다 보면 횟수를 채우고 싶은 마음에 자세를 대충 하게 된다. 바른 자세는 결코 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한 번을 하더라도 바른 자세로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다. 블로그를 구경하다가 한 분의 운동기록을 보았는데 매일 운동한 것을 종이에 써서 포스팅하는데 그것을 볼 때마다 그분의 몸이 궁금해진다. 절대 종이 위에 적힌 운동량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몸을 가지고 있길래 그 정도의 운동량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어떤 자세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뿐이다. 그리고 그 횟수를 채우는 과정 속에서 바른 자세로 하는지 가장 궁금하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80% 이상 척추측만증을 자신도 모르게 가지게 된다. 내가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학생의 신체에 맞게 조절되는 책걸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로 하루에 10시간 이상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다. 인체의 뼈대를 구성하는 허리가 아프니 뛰는 것은 고사하고 걷는 것도 쉽지 않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을 보니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 같다. 그래도 걸어야만 한다. 움직임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안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건강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는 가운데 거동에 불편함은 건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아무리 단단한 근육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근육을 지지하는 뼈가 좋지 않다면 근육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20대 시절 크고 거대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허망한 꿈에서 40대에는 유연하고 잔잔한 근육을 가지기 위해 애쓰는 노력으로 변하는 과정은 나이가 들어감이 아닌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택견의 ‘유능제강(柔能制剛)‘ 정신을 이제야 깨닫고 있는 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네, 두 번째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