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직업을 찾는 모험 ep.13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지 않고 퇴사를 하면 들었던 걱정 중 하나는 ’내가 회사 밖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였다.
회사에서도 남의 돈 벌기가 참 힘들었는데 조직에서 나와 나 혼자 움직이며 버는 돈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겁이 났다.
그도 그럴게 주변에 회사를 나와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잘 들어보지 못했다.
캐릭터 사업에 성공하여 편의점 빵에 띠부띠부 씰을 넣을 정도로 성공한 캐릭터 작가 등 먼 곳을 보면 성공한 사람들이 보였지만, 이제 막 회사 밖으로 발걸음을 떼어보려는 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주변에 더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일하며 적당히 돈을 버는 케이스가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회사를 다니다 보면 대다수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회사원이다.
내 주위에는 회사를 다니지 않으며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은 한 명의 친구뿐이었다.
내가 첫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후 쉬고 있을 때, 그 친구가 무업 청년 커뮤니티를 한 곳 소개해주었다.
그곳에는 신기하게도 내가 회사를 다니며 그토록 헤매며 찾던 사람들이 한가득 있었다.
그림 그리기, 타로 전문가 되기, 잡지 만들기 등 대부분의 멤버들이 꼭 회사를 다니지 않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들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었고, 그 일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거지 하고 생각이 들 만큼 수가 꽤 되었다.
모두 조용히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구나.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나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나 혼자만 이 사회가 만들어 둔 길이 아닌 나만의 오솔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아니었구나.
아직 모두와 친해진 건 아니었는데도 괜히 마음이 든든해졌다.
또 사람이 혼자 있다 보면 아무리 처음에 좋은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쉽게 처질 수가 있다.
혼자이기에 아무도 나를 채찍질하는 사람이 없어 결과가 잘 나오지 않거나 하게 되면 무기력해지고 집에서 나와 사람들과 마주하기가 어려워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다 보면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나만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와 동기 부여를 동시에 해주었다.
아무리 내가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 해도 인간이기에 소속감이 필요했던 것 같다.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다는 말을 꽤 들었다.
아무리 경직된 문화의 회사가 싫어 나왔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필요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과 엄청 친한 사이가 아니어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내가 원하면 찾아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참 중요한 것 같다.
퇴사를 한 지 약 6개월이 되어가는 요즘.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아직은 뚜렷한 성공은 이루어내지 못했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같아 작아지려고 할 때마다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나도 위로를 받는다.
꾸준히 하다 보면 뭐라도 되어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이 위인전에 나올 만큼 위대한 일을 해야만 살아가는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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