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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아 Feb 11. 2022

여기 지금 바로 행복하기

#감정을 선택하는 연습 #나를 바라보기 #행복하다 #정말 기쁘다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요가를 하며 수련하게 된 것이 있다. 바로 메타인지를 갖는 것. 내가 지금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객관적인 눈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을 일상생활에서 계속해보려 하고 있다. 숨 막히게 바쁜 세상 속에서 상황과 감정 자체에 빠져 있으면 불필요하게 소비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 발자국 물러나 나를 보기 시작했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은 어떤 것일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라는 것이 아니다. 남 눈에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거나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남은 남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남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 내가 상관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남이 어떻게 보든 나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이것에 집중하는 것은 중요하지도 또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 

 

'내가 나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집중해본다. 나는 지금 4시에 일어나 따뜻한 티를 마시며 글을 쓰기 위해 랩탑 앞에 앉아 있다. 명상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것을 수련하고 있다. 내 것이 아닌,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즉시 그만둔다. 대신 오직 여기 지금 바로 내 눈앞에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을 온전히 의식해본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온전히 집중해본다. 


가장 좋은 시작 점은 '호흡'이다. 살아있는 한 지속해야 하는 가장 단순하고도 필수적인 일. 우리는 매 순간 숨을 쉬어야 하고, 의식을 하든 하지 않든 숨을 쉬고 있다. 지금 당장 내가 마시는 숨과 내 쉬는 숨을 의식해본다. 천천히 들이마시고 숨을 잠시 참았다가 입으로 천천히 내쉰다. 호흡의 흐름을 느껴본다. 눈을 뜨고 일상생활을 할 때도 나의 모든 움직임을 호흡을 의식하 듯 의식적으로 인지해본다. 내가 오감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모든 상황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또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지 한 발자국 물러나 바라본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해보는 것이다. 나의 미타임을 끝내고 아침 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간다. 밥솥을 열어본다. '아이들 아침에 밥을 먹여야 하는데 밥 솥에 해놓은 밥이 없네. 밥을 지금 당장 씻어서 쾌속으로 지어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어쩌지. 당황스럽다. 아니 어제 마지막으로 밥을 푼 것이 신랑인데 그럼 쌀이라도 씻어 두던가 나에게 이야기라도 해줬어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불평스러운 감정이 올라오려는 순간 모든 것을 멈추고 다시 호흡을 길게 해 본다. 화가 난 나를 고요히 바라본다. 마음의 소용돌이가 가라앉자 상황이 더 객관적으로 보인다. '그래, 어제 일 끝나고 돌아와 저녁밥을 퍼주고 아이들을 돌보며 저녁 준비를 도와준 신랑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밥을 먹였는데, 오늘은 금요일이니 특별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냉장고를 열고 계란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며 감사함을 가진다. 밥이 없으면 계란을 먹이면 되지. 겨우 계란 서너 알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 망언을 남긴 마리 앙뜨와네트 급의 부유함을 느끼며 행복해진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행복하게 계란 후라이를 굽는 일. 

길게 호흡을 하며 '여기 지금 바로 행복하기'를 선택한다. 나는 행복하다. 매 순간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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