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감성옥장판
3일을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잠도 못 잔 상태로
찾아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던 게 아무것도 없던 나는
길고 긴 시간 이동해서 무작정 너를 찾아갔어.
그리고 거기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정말로 들키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이고야 말았어.
너에 대한 배려도 없이 무모하게 찾아 간 내게 불 같이 화를 내던 너는 그런 나를 보고는 적잖이 놀란 듯했어.
숨이 가빠오고 심장을 칼로 난도질하는 것 같아 움켜쥐든 가슴을 쥐어뜯든 하고
나오는 것도 없는 구토를 하고
손발이, 온몸이 떨려오고 입술이 바짝 말라가고 목은 타들어가 목소리도 안 나오고
눈앞은 하얘지고 하늘은 빙글빙글 도는......
회사를 관둔 후로는 없던 그 증상이,
끝까지 너에게만큼은 보이고 싶지 않았던 그 모습이...
어째서 하필 그 날이었는지
어째서 하필 너의 앞이었는지
어째서... 정말 어째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너를 보러 오는 것뿐이었던 너무나도 간절했던 그 상황에서 터져버린 건지....
3일을 제대로 못 먹고 못 잔 탓인 건지
너와의 끝으로 인해 너무도 아팠던 3일 동안이 지난날 내가 이런 증상을 얻게 된 이유보다도 큰 스트레스가 된 건지는....
잘.. 모르겠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왜 그런 증상을 얻게 되었는지 까지 설명하게 된 나는...
너에게 나의 치부를 들키고 만 나는......
솔직히 말해 죽고 싶을 만큼의 좌절감을 느끼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너를 놓을 수 있게 되었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너를 완전하게 포기할 수 있게 되었어..
아..... 역시 우린 아니구나....
깊어지기도 전에, 그것도 이제 그만하자는 와중에 이런 모습까지 보이게 되다니...
아..... 나는 너에게... 여기까지 인가 보다...
체념하게 되었어.
안녕을 말하던 자리였지만 그런 모습을 보인 내 옆을 한동안 지키다가 난 너에게 부탁이 있어..
놀라고 당황스럽고 예상도 했었다지만 안쓰럽고 불쌍하고 그래 역시 우린 아니야.... 그런 너는 힘들어..
라고 말하는 듯 한 너의 그 복잡 미묘하던 눈빛..
나는.. 아픈 거야.
독감처럼, 장염처럼 마음이 정신이 아픈 것 일 뿐이야
너도 겪어봤다며..
난 그냥 너보다 증상이 심했던 것뿐이야.
나는 안 된다는 너의 그 많은 이유 중에 나의 아픔까지 끼워 넣지 말아 줘..
그런다면 아마도 나는 이대로 영영,,, 무너져버릴 거야...
나를 불쌍히 바라보던, 안 쓰러이 여기던 너의 눈빛과
나를 한참을 보며 들었을 너의 생각들을
내 옆을 지켜준 내내 숨 쉬듯 내뱉던 너의 깊은 한숨에 섞어 함께 날아가게 해 줘..
무엇보다도.....
나를 잊어줘..
그런 나를, 그랬던 나를 잊어줘.
그리고
그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지 말아 줘.
제발,
너의 기억 속에 나를 그런 눈빛으로, 그런 모습으로 담아두지 말아 줘...
나를 잊어줘......... 부탁이야....
감성옥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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