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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Aug 07. 2020

장마

by 승민




 삶에 대한 신앙-인간에 대한 신뢰-특히나 스스로를 믿는 힘-을 가지기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는 보존되어야 한다. 나와 접촉하는 모든 것의 세상- 그 자체만으로도 벅차오를 때가 있었다. 모든 것이 유의미하다 믿었고 믿는다는 것은 즐거움이 되었으며- 이는 곧 믿지 않는다는 것은 즐거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결정된 인과로 인한 삶에 있어 주체의 전환인 것이다.


 


2

 시간은 집단이란 단위로 분류되기 용이하다. 공간 혹은 집단이다. 사람이 있는 곳이다. 다수의 경우-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어떤 이들은 쉽게 결속된다.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특정된 집단의 시간을 결정한다. 단순한 과정일 뿐이다. 놀랍도록 단순한 과정이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 놀랍도록 다양한 욕구 또한 얽혀 있게 마련이다. 광기가 아닌 이상 모두가 한 마음’’이란 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은 시간 속에 자신을 녹이기 위해 회피하여 무지를 택하거나 / 묵인하고 이득을 취한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람은 사람을 속인다. 속이는 자들이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속이기를 가장 즐긴다. 나또한 속고 있단 걸 안다.



3

연이은 장마에 흙이 푹 젖었다. 무구한 마음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삶에 대해 일러준 말이 무수히도 많은 탓에 스스로의 삶엔 아직 손을 뻗지조차 못하였다.



by 승민

instagram @seungm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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