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글동글 ♪동글동글 ♩동그라미 친구들~
가게에 들어설 때부터 조금 색다른 분위기가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개구쟁이 두 녀석이 들떠 있습니다. 이것저것 만져보고 좁은 매장을 이곳저곳 탐색도 해요. 어머니는 꾸짖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진정시켜 보지만 그래서 말을 듣는다면 아이가 아니죠. 인내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훈육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들만 갈 수 있는 식당이 없으니, 아이들만 못 가는 식당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기준은 함께 동반한 부모님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또 금방 자라겠죠. 저는 계속 여기 있을 거고요. 그래서 저는 괜찮습니다.
어른들은 여름을 마저 보내고 아이들은 벌써 겨울을 기다립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고 와서일까요? 유모차의 아기가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아기 엄마는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조금 이른 저녁에 오신 것 같아요. 어쩌면 아주 오랜만의 외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좀 더 여유롭게 식사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아기 입에 물린 쪽쪽이가 느슨해졌다가 잠결에 다시 야무지게 입속으로 당겨질 때마다 옆에 있던 여고생 둘이 귀여워 귀여워~
“아저씨 종이컵은 없나요?” 겨우 아이들을 자리에 앉힌 어머니께서 유리 물컵을 아이들 손에 맡기기가 불안하신 가봐요. 토요사사키 사선 무늬 스택컵을 저는 무척 좋아합니다. 차를 따르면 그 사선이 더욱 도드라져 보여 예뻐요. 그래서 손님들도 편하게 사용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총 세 개의 물컵이 깨졌습니다. 하나는 느끼해 보였던 어떤 아저씨가. 나머지 두 개는 제가. 그래서 이 식당에서는 저만 종이컵을 사용합니다. 아이들은 컵을 깨지 않았어요. 언젠가 깨지는 날이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괜찮습니다.
음악 소리가 조금 소란스러웠는지, 배가 고파서인지 유모자의 아기가 울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식사도 잊으시고 달래어 보지만 난처한 상황이에요. 하지만 저는 또 괜찮습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저만의 필살기가 있으니까요. 다음 깜짝 선곡은 '뽀로로와 함께 노래해요!' '♬ 동글동글 ♪동글동글 ♩동그라미 친구들~' 아기는 금세 울음을 멈추고 쪽쪽이도 배 위에 떨어뜨린 채 넋을 빼앗겼어요.
여고생들은 깔깔대며 몇 소절을 따라 부릅니다. 제가 엥?~하니까. “아저씨, 우리도 뽀로로 DNA가 있어요!” 그리고 뽀로로가 벌써 스무 살이라네요. 심지어 오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