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뜻은 '그러니 입다물고 징징대지마'
꿈이 뭐냐는 질문에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해 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4학년 스프링 같은 머리가 인상적이었던 선생님은 꿈이 뭐냐 물으며 내 번호를 불렀고 나는 일어서서 대답해야만 했다. 아 왜 하필 나지.. 적당한 대답을 찾지 못한 10살의 어린이는
저는 아직 꿈이 없는데요.라고 말했고
그 말은 스프링 머리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것이었기에, 꿈을 말할 때까지 서 있어야 했다. 나는 정말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계속 서있으면 선생님이 더 화가 나실 거 같기도 하고 빨리 아무 대답이나 하고 앉고 싶어 "제 꿈은 수녀님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수녀님이라는 말문을 막게 할 줄은 미처 몰랐지만 어쨌든 성공한 기분이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피식거림과 의문에 찬 웅성거림을 무시하며 이제 나는 앉을 수 있겠지 생각했다. 스프링 선생님은 내 꿈에 대해 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나를 그냥 앉히기에는 뭔가 분이 풀리지 않은 사람처럼 초등학교 4학년이 어떻게 꿈도 없는걸 당당하게 말하냐며 저렇게 한심한 친구가 우리 반에는 더 없기를 바란다고 각자 꿈을 써내는 시간을 가지게 하셨다. 채벌과 함께 모멸 점수가 추가되어 선생님 스프링 머리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나는 꿈이 없었다. 혼이 난다고 다그친다고 없던 꿈은 바로 생기지는 않았다.
꿈을 곧잘 말하던 어린이들은 그 꿈에 가까이 갔을까? 이런저런 꿈들은 그들을 어떻게 성장시켜 주었을까, 구체적인 꿈과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른 삶으로 한발 더 들여놓게 해 줬을까 궁금해졌다.
어떤 이들은 꿈이 있었겠지만 꿈은 꿈으로 남겨두고 다른 인생을 살거나, 어쩌면 꿈이 뭔지 모르고 그저 현실의 역할들을 수행하고 먹고 살기를 반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꿈, 그게 뭐가 중요할까 싶다가도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하고 중요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드는 복잡한 것이다.
나는 어쩌면 꿈을 이뤘는지도 모른다. 그 꿈에 경제력을 포함시키지 않은 건 나의 잘못이겠지?
어릴 때 꾸던 꿈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고 있는 것 자체로는 꿈에 가까이 가지 않았나 싶다.
단순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일을 시작하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을진 몰라도 꿈을 지속시키기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음만 있고, 거기에 성과가 따라오지 않고 경제적인 불행을 막을 수 없다면 꿈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
꿈과 행복을 동일시하는 것 자체가 순수한 태도있것 같다는 꼰대 같다 생각을 했지만, 무엇을 해서 먹고살지 과연 내가 그걸로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지금 와서 고민하는 나는 정말 순수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자주 듣던 말이다
"그래도 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나"
하고싶은일을 하는 순수한 어른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은 어딘가에 있기는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