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남기기 어려운 성장

오늘의 너에게 #20

by Illy

아기가 태어난 날. 인생이, 생활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리원을 퇴소한 날.

잘 자고 있을지 불안해서 나는 잘 못 잤던 것 같다.


뒤집기 한 날. 뒤집기 지옥이라는 게 시작되나 싶었다(지옥까지는 아니었다).


그 후에도 배밀이를 시작한 날(아아 이제 움직이는구나, 큰일 났다), 스스로 앉은 날(익숙하지 않아 뒤로 넘어지는 게 불안했다), 일어선 날(오오 이제 걸을까? 싶었지만 한참을 안 걸었다), 걷기 시작한 날(드디어!!)......


여러 기념일들이 있다.


이런 성장들은 사진에도 동영상에도 많이 남겨두는 편이다.


반면에 어디에도 남지 않는 기념일도 있다.

기념일이라기에는 확실한 "처음"도 없는 그런 성장들.

서서히 자리를 잡다가 어느 날 확실해지는 변화들.



예컨대 아기에게 확실히 좋아하는 것들이 생긴다던지.


지금까지는 소리가 나는 장난감, 리모컨, 화장품 튜브 같은 거에 관심을 보였지만(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제는 토끼나 새 장난감이나 그림에 환호를 한다.



특별히 많이 보여준 것도 아닌데 신기하다.

산책을 가면 까치만 계속 찾고 있고 토끼 사진이 나오는 책을 손뼉 치면서 보고 있다.



이런 취향이 생기는 것도 큰 성장이겠지 싶다.

물론 취향은 바뀌겠지만 많은 사물 중 하나를 택한 것. 갈림길에서 스스로 갈 길을 선택한 느낌이라고 할까.



이런 성장을 나는 기억할 수 있을까.

그러고 싶어서 끄적였다.



오늘의 너에게

솔직히 말하면 엄마는 까치 1시간 찾는 건 좀 피곤하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