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아는 것이 힘일까요. 모르는 게 약일까요. 한땐 무조건 아는 게 힘이라고 말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소중한 걸 지키려면 모르는 게 약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긴 시간을 들여 알아가는 것도 좋은 거 같고, 굳이 궁금해하지 않으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어떤 마음이든 선을 지키는 게 서로를 향한 존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신뢰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며, 서로를 믿는 척 소유하려 했던 관계는 끝내 흐트러지겠죠.
사랑은 구속이 아닙니다. 사람을 가질 수 없듯 감정도 가질 수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인정입니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변화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위해 먼저 변화하고픈 진심입니다. 상대의 세계를 존중하며, 두 개의 세계가 나란히 함께 가는 과정입니다. 많은 이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말하며 상대의 세계를 식민지화하려고 합니다. 어디에나 있는 우열이 사랑에도 적용되어 상대를 바꾸려고 하는 거죠. 물론 그 또한 사랑의 열정적 모양일 수 있지만, 상대가 바뀌길 바라는 마음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알잖아요. 사람은 바뀌지 않아요, 성장할 뿐.
사랑에는 온갖 형태가 존재하기에 마음이 오가는 모든 감정은 사랑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더 이상 어떤 식으로든 감정에 지치고 싶지 않습니다. 제 마음은 늘 저와의 거리 조절에 실패했었어요. 감정이 깊어지는 게 두려워 시작과 동시에 모든 걸 쏟아 버렸던 저였는데, 사실 이제야 조금씩 그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리의 힘을 깨닫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