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노트를 꺼낸다.
흐릿한 기억 속에 쓰인 글을 발견한다.
지난 시간만큼 낯선 글들.
눈물 하나
너에게 보내는 눈물 하나
깨끗함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고의 시간
슬픔의 역설을 알게 해 준
너에게 보내는 눈물 하나
10년 전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을까.
인고의 의미를 이해하기란 지금의 나로서도 쉽지 않다.
그때의 내가 조금 더 깊었을지도 모르겠다.
사막에서 별을 찾다
사막에서 길을 잃는다면
사막에서 별을 찾게된다
북극성을 향하는 방향성
별을 보며 희망을 보는 믿음
모래사막을 걷는 우직함
사막에서 길을 잃는다면
사막에서 별을 보게되며
사막에서 별을 보게되면
별은 너의 빛나는 길이 될 것이다
7년 전에 쓰인 글이다.
운율이라는 정형에 제법 충실했나 보다.
사막을 걷던 그때의 나는 빛나는 별을 발견했을까.
너로 지칭된 나에게 띄운 편지였던 것 같다.
호수가 산을 비추듯
이슬이 풀잎을 비추듯
빗방울이 구름을 비추듯
작고 작은 나의 삶을 통해
당신의 사랑을 비출 수 있기를
낡고 바랜 글이라 해도
시간에 의미가 흐려진다 해도
그 순간의 나는 늘 글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