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제목은 파도가 지나간 자리입니다. 영어 제목은 The Light Between Oceans. 상업영화를 시도한 감독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있지만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선 글에서 적었듯이 원제에 비해 번역된 제목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물론 늘 그렇듯 개인의 선호이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영화의 제목을 빌려 기억과 망각 그 사이에 대한 소고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 글에는 유독 사이와 간극이 자주 등장합니다. 많은 이유가 있을 테고 그보다 조금 더 적은 수의 오류가 있겠지만. 아마도 제가 그 사이 어디 즈음에서 여전히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역시 이방인에 대한 글을 종종 적습니다.
망각이 주는 해방감만큼이나 상실에 대한 아픔은 깊습니다. 예전에 무언가를 잊는다면 그건 잊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해도 좋겠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기억과 망각 사이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마치 사랑에 대한 유일한 정의는 없지만 저마다의 대답을 품고 살아가듯. 우리는 모두 기억과 망각 사이 무언가를 인지하며 살아갑니다. 물론 개인에 따른 선명함의 차이는 있겠죠.
두서없는 글의 목적은 분명하지만 내용은 흐릿합니다. 저처럼 이 글도 기억과 망각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기록하는 삶은 언제나 아름답다고 믿으며.
오늘은 여기까지.
조금 더 깊은 사색을 지나 다시 글을 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