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함께 바람이 지나갑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많은 생각들이 실려옵니다. 후회와 다짐, 그리고 이름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슬픔이 아픈 건지 무수한 생각의 가지들에 아픈 건지 모호하기만 합니다.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리고 미운 마음들을 못내 용서합니다. 짙은 고독에 자리를 내주었다가도 불현듯 까닭 없는 외로움이 몰려듭니다. 하루를 살아내는 무던함이 서글프고 길을 잃은 곳에서 깊은 분노가 시작됩니다. 눈물이 마르고 다시 슬픔이 눈물 되어 흐릅니다. 한숨을 반복하고 다시 한숨을 기다립니다. 오늘도 바람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