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도는 세상

정신병리 연작시

by 장준

번듯한 크루와상을 입은 얼굴

바삭한 피부

우유에 적신 눈알


저 남자는 분명

남들과 같은 가위로 머리카락을 재단하지만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 하루까진 도려낼 순 없겠지


쉿!

들숨을 삼 초

날숨을 오 초간


나는 당신의 연인이 될게요

그대의 껍질을 입고

온종일 거울을 보겠어요


바스라지는 빵가루를 더럽다고 나무라셔도 좋지만

조화(造花)를 한 줌 집어먹기보단

흙 묻은 음식을 줏어먹는 추잡한 걸인이 되겠어요


더럽게 뿌리내린 스물 네개의 치아로

둥근 지구를 잘근잘근 부숴버리고

꿀떡 삼켜 지방으로 소화되고


한 마리의 복한 돼지가 되어

깨끗한 미소와 역겨운 눈물까지

몇 번이고 나와 함께 이 세상을 씹어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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