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말뚝박힌 정어리

정신분석 연작시

by 장준

깨끗이 모은 두 손으로 자아내는 살내음

그대에게 어찌 그리 사람을 잡아 끄는지 물었소마는

도마를 성서처럼 여긴다면 정어리도 신이 될 수 있다고


그대는 뻐끔거리며 말하곤 하오

우뚝 솓은 십자가만이 인생을 요리해줄 수 있다고

모든 생명은 그저 조미료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나는 오늘 저녁밥을 뭘 먹을지도 못 정했는걸 내가 원하는건 당신의 맛을 느끼고

허기를 채우는 척 세상을 씹어 먹는 것이오


젖살을 어금니로 씹을 수 있다면

무릎을 꿇고 십자가로 그대를 집어서

뼈와 살을 발라내어 한 웅큼 먹을게요


식탁 위 그대에게도

식사 중인 나에게도

기울어진 태양은 어제처럼 설거지를 해줄테니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