À la vie, à la mort

애도상담(Grief Counseling)

by 장준
110

가진 것 없이 태어나 많은 것을 얻어간 삶이었습니다.

- 아는 지인의 묘비에 적힌 문구


111

인간은 자신의 삶을 끝낼 기회를 결정할 권리가 있는가?

만약 누군가가 존엄사를 원한다면 당신은 무엇이라 할 것인가?


112

윤리적 문제는 꽤나 우리에게 곤란한 숙제를 주곤 한다.

나는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란다.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 같은 그런 삶을 감히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인간다운 삶들을 살았으면 한다.


113

정언명령 (定言命令, Categorical Imperative)


칸트가 말하는 도덕법칙이다.

어떤 행위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옳은가를 판단할 수 있는 명제이다.


만약 내가 하는 어떤 행위를 세상 사람 모두가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랬을 때에,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하면 그건 도덕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반대로 , 세상이 나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하면 그건 비도덕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세상의 문제를 판가름 해주진 않지만 적어도 삶의 이정표를 제시해 줄 것이다.


114

인생을 살다보면 불공평한 일이 많다.

허나 죽음은 참으로 평등한 것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언제 찾아오느냐, 어떻게 찾아오느냐가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 모두 죽기 마련이다.


115

가끔 어린아이들에게도 인생이 가혹할 때가 있다.

남의 고민을 듣고 있노라면, 특히 그렇다.


내 기억에는 특수한 질병을 앓던 사람이 있다.

근섬유와 골격근에 문제가 생겨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하고, 움직임에 제약을 받는 사람으로 기억한다.(질병명은 기억이 안 난다. 개인적으론 신체 발달과 관련된 병이였던거 같다.)


그 친구는 기흉을 앓기도 했다. 그때 처음 기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에 어려운 구조일때 기흉이라 부르는 듯 했다. 신체발달이 엉망이니, 신체 내장인 폐가 기이하게 성장하여 문제가 됬던 것 같다.


인간의 기본은 의식주 세 가지가 있다고 초등학교 때 배웠다.

그 친구는 밥조차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물론, 극단적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는 아닌 듯 했으나 오늘 무엇을 먹을지, 어떤게 맛있을지 고민하는 그런 행복한 고민도 없었다.

단지 배가 고프면 적당한 음식을 먹고, 하루를 버티고, 아픔을 견뎌내는 하루의 반복인 듯 했다.


가볍게 안부를 묻곤 했다. "밥 먹었어?"

밥은 항상 잘 챙겨 먹으려 노력하는 것 같아보였다. 다만 뭘 먹었는지, 그게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여유는 없어 보였다.


수술비에 대해 한탄을 하곤했다.

몇 백만원의 수술비를 부모님이 책임지는 상황이 미안하기도 하고 자기자신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사람들은 항상 돈이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돈도 돈이지만 이 친구의 마음은 어떨까 싶었다.


아프게 태어나 평등한 행복을 누릴 권리조차 빼앗긴 사람의 마음을 내가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의사도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까지 앓고 지낸다는 그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말을 건네기가 퍽 무겁다.


가끔은 그 친구가 죽고싶다는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말을 잃곤 했다.

"괜찮아, 다 지나갈거야. 힘내!" 라고 하기에는 내가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싶었고

"진짜 거지같은 세상이다." 라고 하기에는 같이 무겁게 가라앉아버리는 꼴이 될 것 같았다.


그런 말을 듣고 정말 못된 생각이지만, 적어도 이 친구가 태어나기를 좋게 태어나도록 결정하지 못했으니 적어도 죽는 순간만큼은 어떻게 죽을지 결정할 권리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난 그 친구가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


116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삶이 힘들다면 전화하자. 생각보다 매우, 그것도 엄청 많이 친절하시다.

다만 자살하고 싶은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지 저녁에 전화가 몰려온다.

저녁에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건다면 못 받으시는 경우가 많다.

다들 저녁에 속상한 감정이 밀려오나 보다.

되도록 낮에 전화하여 이야기를 해보자.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복지계통 종사자나 아니면 일반 아르바이트 생을 뽑는 듯 한데

내 개인적으로 매우 불친절 하셨던 것 같다.

"저보고 어쩌라는 건가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몸에 대한 질병증상에 대해 궁금하면 전화하는게 좋을 듯 싶다.


청소년전화 1388

한국은 만 24세까지 청소년으로 정해져있다.

복지적인 측면으로 상담 및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나 요구를 하자.

당신이 만약 대면상담을 원한다면(요즘은 코로나라 전화상담을 많이 한다.) 지역에 따라 무료로 가능하다.


117

우리는 무언가를 꾸려나가고 성공할 생각만 한다.

정작 실패하고 끝나버리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자신의 성공담을 자랑스레 늘어놓는 책들과 명언은 많아도

실패를 멋들어지게 자랑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118

죽음은 바람과 같지. 늘 내 곁에 있거든.

- Yasuo


119

삶이 아무리 가혹할 지라도 그 끝남에는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찾는다면 아마 상처가 아물진 않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지 않을까?

keyword
이전 12화꽃이라고 해서 다 향기롭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