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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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은 행복으로 할래!
-Cheshire Cat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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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것이 마냥 나쁜것이 아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말이 없고 침울한 듯 생기가 없어보이지만
그 사람의 마음 깊이 사려깊고, 참으로 배려 넘치는 생각들이 보일때가 많다.
가끔은 우울에 잠기는 것도 퍽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모든 사람의 기분조차 똑같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당신이 어떤 감정을 가지든지
그것은 어떤 것이 되었던 간에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감정에 이유가 어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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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고되면 마음이 고되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가끔 까먹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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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있다.
당신이 싸이코패스의 형성과정을 공부하여 이론적 배경이 빠삭하다고 하더라도(머리로 이해함)
싸이코패스의 행동이 공감되지 않을 수 있다.(가슴으로 받아들여짐)
마음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억지로 머리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아마도 마음아파 하기엔 너무나도 큰 일이라서 골머리 썩히며 고민하는 모양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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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것은 정보이다.
삶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것들을 머리로 배운다. 그것은 지식이다.
지식 중에서도 나에게 필요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달아 기억에 남는게 있다. 그것은 통찰이다.
통찰이 하나, 두개, 세개가 모여 나의 삶을 현명하고 멋진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그것은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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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든 것을 깨달았다고 자만할 때가 있다.
허나 그것이 나한테조차 가치있게 내 행동과 삶을 바꿀만큼 녹아들 수 없는 단단하고 굳어버린 깨달음이라면 그것은 지혜롭다 할 수 없겠다.
삶을 지혜롭게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힘이 모두에게 있다.
마치 작은 씨앗 하나가 커다란 나무가 되는 기적과 같다 할 수 있겠다.
바람이 억세고 비가 몰아쳐도 태풍속에서 올곧게 자라날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 기원한다.
당신이든,
아니면 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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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참 사람이 감성적이 된다는 기분을 받는다.
감정적이고 본연 나만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게 재밌기도 하지만 낯 부끄럽다.
허나 나만의 의미를 가진 표현들을 단순히 낯 간지러운 말로 치부한다면,
세상의 시와 문학, 그리고 예술들이 생겨나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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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를 좋아하는편은 아니다.
실존주의라는 말 부터 어렵지 않은가?
나는 척 들었을 때에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정감이 쉽게 가는 편은 아닌 듯 하다.
실존주의에 대해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서양철학의 시작부터 이야기를 하고, 칸트의 영향력, 그리고 키르케고르가 말한 실존에 대해서 논하며 머리를 싸매야 하는데 그런 일은 나랑 전혀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내가 마음대로 정의를 하자면 실존주의의 핵심은 '인생의 의미찾기' 정도 되겠다.
실존주의 상담하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게 Yalom인데, 인간이 살면서 갖는 중요한 의미(다시 말해 실존주의 심리치료의 핵심)는 다음 4가지라 하였다.
죽음 : 삶의 수명은 정해져 있으므로 가치있다. 고로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자유와 책임 : 내 행동에는 항상 책임을 져야 하는데 거기에 의미를 찾아야 구색이 있어보인다.
고독 : 평생 남이랑 같이 있을 수 없으니 나 혼자 있을 때 의미있는 행동을 해야 안 외롭다.
무의미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절대적일 수 없다. (생각해 보거라. 1+1=2나 1초를 세는 방법 조차 인간이 마음대로 정한 것이다! 이것에 대해 증명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상당히 똑똑한 인간이라 할 수 있겠다.)
정해진 것이 없으므로 내 맘대로 나만의 의미를 갖기 마련이다.
내가 만약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방황한다면 이 중에서 어떤 주제에 해당하는지 찾아보라.
실존주의학파의 말에 따르면, 만약 당신이 이와 관련되지 않은 주제를 가진 고민이 있다고 느낀다면 더 근본적으로 파고들어 생각해야 한다.
정말 직관적으로 말하면, Yalom이 보기엔 인간이라면 절대로 깔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가 있는데 알고 싶어서 팔짝 뛰는 것이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라 보았던 것 같기도 하다.
못 깐다면 못 까는대로 살자.
우린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신에 맞먹으려 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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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말인데, 예전에 사람들은 신이라는 존재를 모셨다.
신을 모시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도 있었나보다.
'우리보다 높은 존재이신 신이 존재하니, 신보다 높은 신들의 신이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 자체는 기발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 '신'이라는 작품이 이를 재밌게 다룬 듯 하다.
관심이 있으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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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던 베이컨이 했던 말 중에, 경험을 기반으로 증명할 수 없으면 우상(이 말대신 우상이란 말을 헛소리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이라 했었다.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렇게 치면 신들의 신이 있다 치면 분명 신들의 신들의 신이 있고, 신들의 신들의 신이 있다면, 신들의 신들의 신들의 신이 있고...
베이컨은 농담 따먹기 말장난을 극도로 혐오했었나 싶다.
참으로 실질적인 인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