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세계
"이상하다. 왜 머리가 띵하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머리가 개운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두통은 잠들 때까지 계속되었다. 다음날인 지금은 너무 멀쩡하고, 컨디션이 대체로 좋았다. 원인을 따져보기로 했다. 원인은 저녁에 먹은 빵이었다. 버터가 가미된 달달하고 윤기가 나는 크로와상! 내가 좋아하는 빵 중의 하나가 바로 크로와상이다. 크로와상은 버터 함유량도 꽤 높은 빵류에 속한다. 빵은 내가 즐기는 메뉴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신은 왜 인간에게 달콤한 것을 주고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스파게티, 피자, 떡볶이, 빵 등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밀가루는 항상 포함된다. 게다가, 남편과 자주 가는 분식집에는 고소 하고도 바삭한 튀김을 판매한다. 사장님이 인심이 좋으셔서 자주 갈 때는 항상 튀김을 서비스로 주셨다. 튀김 역시, 야채 등에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 것이다. ' 커피는 끊어도, 밀가루는 못 끊어! 무슨 재미로 살라고! ' 머릿속에는 이러한 생각이 떠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정한 룰은 이렇다. 되도록 저녁과 밤시간에는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기로 한다. 점심이나 간식으로, 간단한 빵류나, 초콜릿은 허락한다. 나는 체중이 좀 나간다. 원래 많이 날씬한 편에 속했지만, 아이를 갖고, 나 자신을 놔버렸는지, 몸무게가 10킬로 그램 이상 증가했다. 빠지지 않고 있는 나의 몸은 복부에 살이 집중되어 있다. 키도 있었는데, 이렇게 되니, 나는 체격이 조금 있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나는 많이 먹지 않는다. 나름대로 절식하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식사량이 너무 적어, 변비로 고생하기도 한다. 의외로 소식? 하는 나를 신기해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우리 어머니! "박 씨 집안사람들은 많이 먹지는 않아.!" 그런데, 좀처럼 몸무게는 빠지지 않고 있다. 어쩌다가, 아파서 밥을 잘 못 먹어, 2-3킬로그램 빠져도, 금방 복귀된다. 아마 탈수가 와서 빠진 것 같다. 좀처럼 빠지지 않는 나의 몸무게의 원인은 바로 밀가루이다. 맛있는 음식은 대체로 그렇듯이 고지방에 고열량이다. 당분이 많거나, 기름진 음식들이다. 그런 기름진 음식들은 바로 밀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밀가루! 커피와 함께 나의 적이 되어버린 그 이름! 중년의 아픔은 그렇다. 먹고 싶은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 마음이 아프다.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말이다. 운동량이 아주 많거나, 타고나길 건강체인 사람은 밀가루가 좀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 그렇지만, 나처럼 약체에다 몸무게도 좀 나가는 사람은 조심해야 하는 음식이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다. 더구나, 밀가루는 소화도 잘 안된다. 저녁에 먹으면, 두통과 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아! 나는 이제 밀가루와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 중년에는 무슨 재미로 살아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