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 다큐제작, 모닝드로잉 100일
드디어 다큐를 완성했다. 100일 동안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됬다. 100일동안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찍어 편집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해봐야 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생각으로 상상하는 것과 몸으로 직접 해보는 것은 천지차이다. 인생을 지금까지 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그것이다.
'생각과 실제 해보는 것은 매우 다르다'
그림 그리는 것은 즐거운 놀이였다. 지금은 잠시 그림 그리기를 멈춘 상태이다. 지금까지 그리던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새로운 방법으로 그리고 싶기 때문이다.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추상화로 그리거나 내가 본 영화에 대해 그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리고 싶은 것이 생길때까지 마음에 소리에 따라가 보기로 했다.
영상을 기록하고 편집하면서 하나의 기록물을 결과로 만들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다. 수많은 영상들 중에 하나를 고르고, 내용을 자막으로 편집해 입히고, 길이를 조절하고, 매끄럽게 이어붙이고, 컨셉과 주제, 형식을 생각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손품과 발품,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영화나 다큐, 유튜브 영상 등을 보는 것은 쉬웠다. 그러나 20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처음 알았다. 앞으로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 그 과정을 영화와 글, 사진으로 기록해보려고 했는데 할 수 있을까? 글과 사진은 익숙하지만 영상은 아직 내가 더 많이 해보고 익숙해져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아직은 기술과 능숙도가 떨어져서 버거운 상태라 재미를 느끼기에는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조금씩 하다보면 나만의 노하우나 기술의 능숙도가 쌓여서 재미를 느끼는 날이 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글로 사진으로 삶의 순간을 수집하는 것에서 나아가 영상으로 순간을 수집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월부터 6월, 약 100일동안 새로운 경험에 도전했다. 그리고 상상했던 일이 마냥 재미와 두근거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노력과 배움이 조금씩 쌓이고 능숙해지면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재미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만 하던 일을 직접 해보는 것은 머릿속의 상상과 매우 다르다는 것도 깨달았다.
100일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임해서 끝까지 골인한 나 자신이 대견하다. 그리고 100일 동안 그린 그림들과 20분짜리 다큐 영상이 내 손에 남았다. 결과물은 조잡하고 훌륭하지 않지만 무언가 나만의 프로젝트를 스스로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끝까지 진행하여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자랑스럽다.
100일동안 매일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나는 과거에 창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스스로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었고, 예술가가 되고 싶었으며, 일상에서 예술을 하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삶이라는 예술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그림을 그리든 그리지 않든,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내 삶 자체가 이미 예술로서 아름답게 흐르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뿐. 나는 이미 삶이라는 예술을 살고 있었다. 숨을 쉬는 것, 무언가를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음식을 요리하고 먹는 것,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감상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음악을 듣고 상상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삶 속에 예술처럼 흐르고 있었다. 앞으로도 삶이라는 예술을 아름답게 그리며 살고 싶다. 그리고 또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에 도전하여 그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