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어렵지만 어딘가 정말 있을 것도 같은 이야기

<믿기 어렵겠지만, 엘비스 의상실> 최향랑 지음, 사계절 출판

by 여행하는 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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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집도 없고 오갈데 없는 나에게 어느날 누군가가 공짜로 집에 살게 해준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집주인이 개구리라면?

빋기 어려운 이 이야기의 제목은 바로 <믿기 어렵겠지만, 엘비스 의상실>이다. 이 책의 작가는 9년 동안 개구리 '풀잎이'를 키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떄의 경험과 기억이 이 책을 만드는 데 뿌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내'가 12년 동안 개구리씨에게 만들어준 옷은 개구리씨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그가 자신의 소박한 꿈들을 이룰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나' 또한 별 볼일 없는 화가에서 패션고민, 외모고민, 각종 고민 해결사로 변신하여 '믿기 어렵겠지만, 엘비스 의상실' 디자이너로 성공하게 된다.


이 책은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작가가 직접 만든 바느딜과 콜라주와 실크스린 그리고 사진 작업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그림책들은 그림을 이용하지만 실물의 대상을 만들어 사진작업을 통해 구현한 듯한데 그런 방식이 이 책의 매력이다. 따뜻하게 촌스럽고, 아기자기하게 향수를 자극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한땀한땀 만든 것 같은 그림책이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사람을 살아있게 만드는 즐거운 행위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아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내 안에 있는 예술성과 창의성을 분출하는 재미있는 놀이였다. 인형옷을 만들고, 찰흙으로 조각을 만들고, 한지로 그릇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좋아하는 것들을 붙여 꼴라주로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목적없이 그냥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의미있는 즐거운 몰입의 순간들이었다.


이 그림책은 그런 창조의 즐거움, 만드는 행위의 기쁨이 가득하다.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상상만해도 즐거운 환상 이야기를 꾸며내는 재미가 가득하다. 믿기 어렵지만 어딘가 정말 있을 것도 같은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상상하고, 실제로 그 이야기를 독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그림책 작업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나도 오랫만에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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