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자

<늑대와 오리와 생쥐> 맥 바넷 (글), 존 클라센 (그림)어느

by 여행하는 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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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른 아침, 생쥐 한 마리가 늑대 한 마리를 만났다. 그리고 늑대는 생쥐를 단숨에 꿀꺽 삼켜 버린다. 이대로 꼼짝없이 죽고 말리라고 생각한 생쥐 앞에 침대에 누워 잠을 자려던 오리가 나타난다. 늑대에게 삼켜졌지만 잡아먹힐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 오리는 늑대 배 속에서의 삶을 오히려 행복하게 즐기고 있었다. 밖에 있을 때는 늑대한테 잡아먹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매일매일을 보냈는데 늑대 배 속에 있으니 아무 걱정이 없다고 말하는 오리. 둘은 멋지게 차려입고 식탁에 앉아 만찬을 즐기고 신나게 춤도 춘다.


나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유 모를 불안감과 두려움을 항상 마음의 바탕에 일정정도 가지고 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DNA에 박혀있는 생존과 외부환경에 대한 무의식적인 불안일 수도 있고, 타인과 외부환경에 갖는 두려움일 수도 있으며 불안정한 상태나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만한 사건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다. 예민하거나 내향적인 사람은 그 정도가 더 클 것이다.

그런 불안과 두려움은 사실 내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다. 늑대에게 삼켜졌지만 잡아먹힐 생각이 없다는 오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살아있는 동안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지만 그것에 잠식당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면? 늑대 배속에서 오히려 행복하고 안전하게 삶을 즐기는 오리가 된다면?

오리가 된다는 것은 불안과 두려움을 친구 삼아 재미나게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들은 살아있기에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즐기고 음미하는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꼭 나쁜 것이라는 것은 편견일지도 모른다. 그런 감정들을 가만히 편견 없이 순수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모두 내가 만든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과 하나가 되어 그냥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느껴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것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평생을 함께하는 불안이라는 친구는 늑대의 배 속처럼 사실 아늑하고 안전하며 행복한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리나 생쥐처럼 만찬을 즐기고 신나게 춤추며 그 세계를 탐험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안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늑대의 배 속을 탐험하는 것처럼 즐거운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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