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

by 여행하는 그리니

7시 기상. 9시 30분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모닝 드로잉. 약 10분 동안 그림일기 작성.


오늘은 즐거운 주말 아침. 여유롭게 2시간 30분 동안 마음껏 그림을 그렸다. 평일에는 출근 전에 그림을 그리니까 시간에 제한이 있지만 주말에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마음껏 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마음껏 나를 풀어헤치고 마음껏 실수할 수 있다.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은 나를 가둬두지 않고 자유롭게 해방시켰을 때 그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런 욕심 없이 그냥 논다는 생각으로 낙서하듯이 그렸을 때 의외의 결과를 얻는다. 그렇게 얻은 의외의 결과가 마음에 드는 경우가 많다. 무언가를 의도하고 공들여 그릴 때는 그런 욕심이 그림에서도 느껴져서 왠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의도와 잘 그리고 싶어 하는 욕심, 노력 없이 '그냥 한번 낙서해볼까?'라는 생각으로 툭툭 막 그리다 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자유로운 선과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무심한 붓 자국이 마음에 든다.


망쳤다고 생각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은 그림도 '그래, 이왕 망친 그림 낙서나 해보자. 더 망쳐보지 뭐.'라는 장난 반 포기 반으로 붓질을 더하다 보면 의외로 망친 그것이 내 마음에 드는 근사한 그림으로 바뀌기도 한다. <튤립과 여자> 그림도 그랬다. 튤립과 여자를 그리고 손가락을 그리려고 했는데 실패해서 그냥 나뭇잎으로 바꾸어 낙서하듯 그렸는데 오히려 막 그린 나뭇잎의 선들이 그림에 숨통을 틔워주었다.


나는 완벽한 그림보다 숨 쉴 공간이 있는 그림이 좋다. 그냥 어린애가 낙서한 것 같은 이상하고 막 그린 그림을 보면 마음이 툭 하고 트이는 해방감이 든다. 잘 그린 그림, 완벽하게 잘 그림은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아니다.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은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써 오래 오래 그림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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