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담장 청소를 하기로 했다. 담장에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벽돌들이 쌓여 지붕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것들의 모양을 맞추는 것이었다. 돌을 깨고 다듬으며 하나씩 맞추는 손이 가는 작업이었다. 그는 담장을 둘러본 후 하나씩 천천히 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정오였고 4월임에도 해가 강해 날이 많이 뜨거웠다. 그는 민머리의 스타일이었는데 점점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이 보였고 그것이 내심 웃기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한 첫 임무였지만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잘 마무리 지었다. Gilles은 나에게 이제 너의 시간을 가지라고 했다.
그와 작업을 하며 그의 아이 같은 모습의 놀라기도 했다. 그는 모든 조각들을 하나씩 대보기도 하고 머리로 생각하기보단 직접 하나씩 해보는 것이 더 편한 듯 보였다. 그런 모습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다. 며칠 후 그와 또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 보수를 하는 것이었다. 마당은 정말 커서 작은 숲과도 같았다. 그래서 크고 작은 나무들이 정말 많았고 그만큼 죽어있는 나뭇가지들도 많았다. 나는 그 나무를 울타리로 쓸 수 있게 다듬고 필요 없는 것은 소각장으로 옮기는 일을 했다. 이것 또한 고된 일이었기에 하다 보니 힘이 많이 들었다. 어느새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와 그녀는 각자의 작업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나 홀로 큰 나무들을 베고 있었다. 막연한 마음만 들던 차 Gilles이 나에게 와서 커피를 건네주었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도 말을 했다. 그러고는 마무리 작업을 그와 함께 했는데 조금 힘든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던 나는 Gilles의 모습이 많이 답답해 보였다. 우리는 함께 하며 계속해서 맞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일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었다. 순수한 사람이었다. 그는 무릎이 많이 좋지 않아 항상 절뚝거리며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그런 모습이 문득 생각이 나 일전의 했던 생각들이 참 무색해졌다.
그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지만 무언가 빨리 나오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