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도다 청춘이여
오랜 역사의 흐름 중에서
이렇게까지 자유로운 연애와 결혼이 가능한 적이 없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전제가 생긴 것도 최근이며
오롯이 개인의 선택으로 결혼할 배우자를 결정하는 것도 최근에서야 고착된 문화이다.
예전에는
부모가 정해주는 짝과 결혼해야 했다.
가문의 영예를 위해, 대를 잇기 위해,
여자로서 가정이라는 울타리로 보호받아야 했기에,
사회를 이루어가기 위해,
너무나 당연하게도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혼을 했었다.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결혼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행복하게 영위해나가기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윗 세대를 보며 수도 없이 느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많다.
1. 가치관이 비슷해야 하며
2. 내 눈이 매력을 느낄만한 외모의 소유자여야 하고
3. 생활의 안정을 가져다줄만한 재력 혹은 직업
4. 대화가 잘 통하고 서로를 행복하게 해줄 만한 성격과 인격
5. 무엇보다도 나 하나만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와 내 주변 30대를 웃도는 여자들은 말한다.
"내가 욕심이 많은 거야? 이 정도는 갖춰져야 결혼을 하지...
근데 그런 사람이 왜 이렇게 없는 거냐고..."
눈이 높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런 사람은 내 눈 앞에 나타나지 않는가.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소개팅도 나가고, 만나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왜 로맨틱한 감정은 내 마음에서도 그의 마음에서도 생겨나지를 않으며
왜 내 주변에는 남자로 보이지 않는 남자들 뿐인가...

내가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는 어렵겠지만
남자들도 별로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남자들도 자기 짝을 열심히 찾고 있다.
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호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 다가가면 뒷걸음치고, 내가 뒷걸음 치면 살랑살랑 다가오는 그녀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소개팅에 나가면 말도 잘 해야 하고, 대화를 잘 이끌어야 하는데
어수룩한 성격은 도대체가 호감을 주기도 받기도 어렵다. 어색해 죽겠으니까..
나 같은 '금. 사. 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나
'불도저' (이 사람이다 싶으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남자는
사랑에 빠지는 게 좀 쉬울지 모른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신중 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래서 어렸을 때 연애해서 멋도 모를 때 시집갔어야 했다.'고 후회해도 늦었다.
어렸을 때는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고
각자가 너무 성숙하지 못한 상태로 만나
성숙하지 못한 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미뤄오다 보니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나이는 들어가는데
또 나이가 들어서는 결혼을 생각하다 보니 신중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젠장,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세상에 연애하는 남자와 여자들은
뭐 얼마나 잘났길래 그렇게도 제 짝을 잘 찾아 만나는가.
좀 괜찮다 싶은 여자들은
이미 짝이 있다.
좀 괜찮다 싶은 남자들은
이미 짝이 있다.
우리는 TV에서 워낙 멋진 사람들, 예쁜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 정도면 '잘생겼다', 이 정도면 '예쁘다'하는 그 기준이
나도 모르게 자꾸 올라간다.
눈이 높은 건 아닌데, 보는 게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기준이 올라가버렸다.
드라마에 나오는 저 남자는 센스가 얼마나 넘치는지..
드라마에 나오는 저 여자는 얼마나 순종적이고 청순한지...
그런 남자를, 그런 여자를... 도대체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이렇게 연애를 시작하기 어려운 시대,
연애를 책으로 배운 우리 세대,
그래도 매 해마다 봄가을에는 예식장이 모자라도록 많은 커플들이 결혼하더라.
우리도 할 수 있다.
해보자.
으랏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