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건 포기하는 것뿐
부당함에 맞서는 건 너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늘 빼앗기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은 계속해서 빼앗긴다. 시간을, 마음을, 돈을, 행복을...
바보 같이 사람을 너무 잘 믿는 나는 그렇게 여러 번 당했다. 결국 가진 자는 더 많이 갖고 싶어서 가지지 못한 자의 아주 작은 것까지도 끝까지 빼앗으려 든다. 착한 사람이고 싶어서, 의리를 지키고 싶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착함'이 누구를 위한 '착함'인지... 어느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착함'이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좀 덜 이기적으로 살고 싶었다. '공부해서 남 주는 인생'이 되자는 꿈을 친구들과 함께 꾸었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경험하면 할수록 나는 다시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간다.
어디까지가 욕심이고 어디까지가 정당한 것인지, 어디까지가 착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이기적인 것인지, 어떤 게 바보 같은 것이고 어떤 게 지혜로운 것인지 분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제 그럴 나이가 되었다.
'내가 당신을 고용했으니까'
'내가 당신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니까'
'내가 이 회사의 오너이니까'
그런 이유로 자신의 수하에 있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리더의 곁에는 좋은 사람이 잘 남아있지 않는다. (돈을 억~~~~~~~~수로 많이 주면 또 모르지만...ㅋㅋㅋㅋ)
청년들이 눈이 높아졌다고도 한다. 아무리 청년 실업률이 어마어마하다고 해도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내 행복과 내 시간과 내 몸을 망가뜨려가면서까지 일하고 싶지 않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절박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일을 하는 사람, 월급을 받는 사람도 내가 일할 곳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이건 내 거니까 내 맘대로'
'내가 힘들게 얻은 거니까 아무에게도 주지 않을 거야'
'내가 왜 양보해야 해?'
다들 팍팍한 인생을 살고 있어서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거겠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게 쉽지 않다. 서로의 이기적인 마음을 잘 아니까.
한 사람이 좋은 마음으로 양보하면 상대방도 함께 나누고.. 그런 이상적인 공동체, 그런 사회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모두가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한 사람이 좋은 마음으로 양보하면 의심한다. 그걸 이용한다.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칭찬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에서 그치게 된다. 내 것을 나누는 건 역시나 쉽지 않다.
널 짓밟아야 내가 살아남기 때문에.
너도 살고 나도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세상에서,
너도 나도 이기적인 우리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포기하는 것'밖에 없다.
맞서 싸울 수도 없고, 내가 이길 수도 없고, 빼앗기기는 억울하니까. 그냥... 끊어내고 포기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너도 조금, 나도 조금씩만 양보하면 될 텐데, 그게 안 돼서... 포기하기로 했다.
안녕.
사랑스러웠던 아이들,
잠깐이지만 많은 걸 배웠던 공간,
한 때 내 삶의 일부였던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