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인도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인도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2009년 12월 30일의 일이었다. 내 인생 첫 전시를 하고 온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의 일인데, 아이맥에서 사진들을 펼쳐놓고 작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순식간에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하나의 문장이 있었다. 그것은 "인도에 가라"는 것이었다.
그런 초자연적인 것이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인지 알 순 없는 일이었다. 그전까지 나에게 인도는 "위대한 영혼"이라고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나라이자 "인더스문명의 발상지", 그리고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칭송한 '타고르'의 나라라는 것이 전부였다. 덧붙이자면 "요가의 본고장"인 '리시케시', "세계 3대 홍차"를 생산하는 '다르질링'이 인도에 있다는 사실 정도이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려 인도에 가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인도에서 사용하는 돈이 "루피(Rs)"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척 더운 곳이고, 또 "몬순"이라고 부르는 우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떠나서 우기가 찾아오기 전에 돌아오는 것이 제일 좋은 선택 같았다. 하지만 조금 더 인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줄 친절한 가이드북이 필요했다. 나는 가이드북을 고르는 것에 작은 고민도 하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가이드북은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바이블'이라는 타이틀이 있는 가진 '론리플래닛'이었다. 내가 해외 어느 나라를 가든지 항상 제일 먼저 알아보는 것이 론리플래닛이었다. 2005년 한 달 동안 떠난 첫 유럽 배낭여행에서도, 또 2007년 두 달간 배낭을 메고 유럽 일주를 했을 때도 나에게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론리플래닛 인도편을 제일 먼저 구입했다.
그다음으로 준비한 것이 내가 존경하는 법정 스님께서 인도에 다녀오신 뒤 쓰신 '인도기행'이라는 책이다. 스님이시기에 주로 불교와 관련된 유적지를 다녀오셨지만 법정 스님의 경험담이 특유의 필체로 담담하게 쓰여있어서 읽기에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 방랑'이라는 책을 이어서 읽었다. 오래된 여행자이고 같은 동양인의 시선으로 인도를 다녀온 경험을 진솔하게 써놓은 책이다.
그렇게 두 달 동안 모든 준비 과정을 거친 뒤에 2010년 3월 5일, 드디어 떨리는 마음으로 인도로 향하게 되었다. 나는 이 여정의 첫날부터 내가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면 인도를 무척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