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내가 처음 사랑한 유럽의 도시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촬영지

by 그린로즈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피렌체 전경 2005



2004년 여름 어느 날, ‘나가에 이사무’ 감독의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보게 되었다. 스토리와 음악, 그리고 촬영지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피렌체’에 가고 싶었다.


2005년 10월 8일 오후 6시 드디어 피렌체 땅을 밟게 되었다. 피렌체는 영화 속 주인공 ‘쥰세이’의 분위기를 닮은 도시였다. 나가에 이사무 감독이 왜 영화촬영지로 이곳으로 선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이유를 알게 되어서 이 도시를 참 많이 사랑했다.

시간이 멈춰있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피렌체와 쥰세이는 닮았기 때문이다. 아오이에 대한 사랑에 변함없었던, 그래서 과거의 추억의 끈을 놓지 않았던 쥰세이. 피렌체가 르네상스의 영광을 재생하고 있듯이, 준세이는 아오이와의 지난 일들을 끊임없이 재생하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었다.


베끼오 다리 2005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바라보니 쥰세이가 자전거를 타면서 돌아다니던 다리들이 보인다. 저 풍경을 직접 보고 있으니 ‘다음 피렌체 여행에서는 나도 쥰세이처럼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이 생각은 2007년 다시 피렌체를 찾아갔을 때 행동으로 옮겨졌다).


멋진 피렌체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영화 속 쥰세이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생각난다.

"나는 과거를 뒤돌아 볼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기대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겠어"


비록 지나간 과거의 약속이지만, 현재를 진지하게 살아가면서 그 약속이 이뤄질 미래를 기다리던 쥰세이의 모습이 정말 현실 속의 일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줬던 피렌체.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사랑하게 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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