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스탄 조드뿌르
사람은 저마다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통로 하나쯤은 갖고 있다. 그 통로의 모습은 각각 다르겠지만 세상과 통한다는 것에서는 일치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그 통로를 스스로 굳게 닫아버리고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단절시킬 수가 있다.
나 역시 세상과 나를 연결해 주는 통로를 굳건히 닫아버리고 동굴 속에서 지내본 적이 있다. 세상에 나를 보여주고, 세상이 보여주는 많은 것들을 받아들인 그곳이 닫혀버리자 세상과 내가 통하는 유일한 통로를 잃어버린 것이라서 그런지 이 넓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이 나를 억눌렀다. 그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과 외로움은 너무나 혹독했다.
세상이 곧 끝날 것 같은 두려움이, 나의 슬픔에도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는 것에 대한 외로움이, 그때 굳게 닫혀진 문을 열고 나와 다시 세상 밖으로 향해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그것이 나의 여행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여행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 나의 모든 욕구가 근절되고, 억압된 무기력함이 나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감옥에서 지내고 있는 듯한 느낌, 밖에서 굳게 잠겨있는 감옥이 아니라, 내 안에서 스스로 자신을 억압시킨 감옥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다시금 또 다른 통로를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 통로가 더 크고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그 통로를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고 나를 이해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더 나아가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고 알게 되면서 이해의 폭은 더 넓어진 것과 동시에 나의 통로도 더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