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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로즈 Mar 07. 2024

코로나를 만나다.

2005년 10월 13일

2005년 10월 13일 코로나맥주와 하겐다즈


13시가 지나서야 안코나 항구를 떠난 페리에서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의 모습을 봤다.

멀어져 가는 이탈리아 반도를 보고 있으니 이번 여행이 끝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와 멀어질수록 점점 더 추워져서 페리 안으로 들어왔다.


페리 안 도미토리에는 침대가 6개 있었다. 화장실에는 샤워시설도 있고 헤어드라이기도 달려있었다.

도미토리에 짐을 놓아 두고 페리 안을 구경하려고 나갔다.

저녁 시간이라서 그런지 카페테리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먹나?'하고 봤더니 이쁘게 생긴 맥주병이 보였다.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코로나'라는 이쁜 이름의 맥주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평소 술을 즐겨 먹지 않은 편이라,  

아니 먹지 않는 편이라 유럽 사람들에게 음료수라는 맥주도 내겐 무서운 술이었다. 

그런데 그리스 파트라로 향하던 페리 안에서 멕시코산 코로나 맥주를 만나게 된 것이다.


레몬 조각을 넣은 코로나 맥주는 왠지 모를 낭만이라는 것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하겐다즈의 딸기치즈케이크를 맛보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에서는 먹어 볼 수 없는 맛이었다. 

아무리 수소문을 해도 결국 한국에서는 먹지 못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삼청동에 들어선 하겐다즈 매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코로나 맥주는 한국에 돌아와서 맥주가 생각나면 늘 코로나 맥주를 찾아서 즐겨 마시게 되었다. 

물론 코로나를 먹을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지만. 

마실 때마다 이 날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한참이나 빠져있었다. 

20대 청춘의 방황 아닌 방황을 떠올리며 우수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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