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물고기 돗돔
돗돔은 전설의 물고기로 불립니다. 아마도 공중파 다큐멘터리에서 다룬 몇 안 되는 생선일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모두 돗돔을 낚시로 잡으려 합니다. 워낙 깊은 물에 살고 파도가 높은 지역에 서식하기에 그물로 잡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심 500미터에 주로 서식하다가 산란기인 여름에 100미터 부근에 올라온다고 하니 행태를 예측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 보입니다. 다큐멘터리 촬영 중에 다양한 낚시꾼들이 도전했지만 한 마리도 낚지 못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hHVjF44xLk&ab_channel=KBS%EB%8B%A4%ED%81%90
https://www.youtube.com/watch?v=Nb5P_E1t2Ak&ab_channel=KBS%EB%8B%A4%ED%81%90
돗돔은 육식성 어종입니다. 해초나 이런 것들을 먹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고사는 놈입니다. 낚시꾼에 따라 장어, 고등어, 오징어 등 생미끼를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바닷속의 최상위 포식자라 할 수 있습니다. 자산어보에 따르면 돗돔이 상어를 잡아먹기도 했다니 나름 바닷속에서는 일진으로 보입니다.
육식성이다 보니 돗돔회의 맛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생선회와는 조금 다릅니다. 흰살생선이지만 묵직한 맛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방어나 참치처럼 기름진 맛이 중심을 이루는 것도 아닙니다. 씹을수록 고소하면서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부위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레드와인에 비유하자면 발란스가 잘 잡힌 이탈리아 바롤로 같은 느낌입니다. 카베르넷 쇼비뇽이나 시라와 같은 너무 강한 맛도 아니고 피노누아와 같은 섬세하지만 가벼운 느낌도 아닙니다. 묵직한데 담백한 생선회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맛입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아이폰으로 찍은 것인데 아직도 이 사진을 보면 입에 침이 고입니다.
여의도 쿠마는 돗돔으로 유명합니다. 저야 쿠마의 단골 고객이다 보니 익숙하지만 쿠마의 오마카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선회는 단연 돗돔회입니다. 어디서도 먹어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부산과 같은 바닷가에는 돗돔이나 다금바리와 같은 대형 심해 어종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지만 서울에서는 그런 전문 식당이 없기에 돗돔을 꾸준히 준비하는 여의도 쿠마가 돗돔이라는 단어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유명세가 선장님들에게 알려져서 이제는 돗돔이 잡히면 직접 쿠마로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돗돔회를 상품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돗돔의 가격은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우리가 제주도에 가면 다금바리를 1킬로에 25~28만 원씩 받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1킬로의 의미는 생선의 무게이고 이를 생선회로 작업을 해서 머리와 뼈, 내장 등을 제거하면 생선회로 먹을 수 있는 분량은 40% 수준에 불과합니다. 즉 400그램에 25~28만 원을 주고 다금바리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돗돔의 가격은 이보다 더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희소성이라는 가치는 이런 가격대를 형성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무언가 최고를 경험해 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로 생각됩니다. 쿠마에서 오마카세를 드시면 돗돔을 인당 한 점 드셔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점으로는 돗돔이 가진 맛을 충분히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쿠마상회에서 준비했습니다. 돗돔회 300그램 50인 한정으로 말입니다. 방어회와 마찬가지로 돗돔도 역시 택배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24시간이라는 배송시간이 숙성을 위한 시간이 되어주고 겨울 동안에는 냉장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름 특히 혹서기에 이런 택배 배송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kuma_store/products/9729354324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쿠마상회가 지향하는 바가 있기에 차근차근 시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는 쿠마상회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려하는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돗돔, #쿠마상회, #여의도쿠마, #생선회택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