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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by 사라랄라 철사라

필자는 외로움을 많이 탄다.

나의 아픈 이야기지만 결혼 후에 더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터진 코로나19. 코로나 팬데믹으로 친구들도 사람들도 만날 수 없었고, MBTI 테스트 상으로 극 E의(외향적) 사람인데, 먹고 자고 싸고 우는 아이와 매일 오롯이 혼자 육아를 담당해야 했던 나는 더 외로운 감정에 휩싸였다. 호르몬의 문제일까 다른 것의 문제였을까. 그렇게 엄마 바라기가 된 첫째를 보니, 첫째가 외롭고 힘들 것 같아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나중을 위해서 둘째를 낳았다. 사실 넷 까지도 낳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더라. 암. 내가 죽더라도 첫째 혼자 감당하는 것보다는 형제끼리 의지하면 좀 낫겠지 싶었다..


사람들 마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다양하다. 필자는 사람들이랑 만남을 갖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외로울 땐 친구들한테 전화하고, 급 만남을 주선했다. 거리가 멀면 SNS에서 소통하면 되었다. 하지만 SNS에서 보는 친구들과 사람들은 모두 외롭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SNS는 나를 더 외롭고 쓸쓸하게 만들어갔다.


세상에는 수많은 외로움의 크기와 모양이 있고, 서로 비교할 수 없다. 열 명의 사람이 있으면 제각기 모양도 크기도 다르고 저마다 다른 외로움을 홀로 견뎌낸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다 안다고 할 수도 없다.


외로움을 견디는 일.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느님도 가끔은 외롭고 새들도, 산 그림자도, 종소리도 모두 외롭다는 걸 보면 세상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이슈 아닐까?


필자는 요즈음 나를 더 외롭게 하는 SNS를 줄이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필사하고 글을 쓴다. 이러한 일들이 외로움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도 느끼고 있구나 위안을 삼고 모든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이구나 생각이 들면 나를 어루만져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세상 누구도 외롭지 않은 사람 없고,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을 때에도 나처럼 외로워하는 이들이 있고 세상 사람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잊지 않기를. 그렇게 함께 견뎌 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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