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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youth Oct 06. 2019

#9. 우리 집엔 개상전들이 산다

우리 집의 진짜 주인들

멍! 멍! 멍!


우리 집엔 눈을 뜨자마자 짖어대는 노령견 두 마리가 산다. 노령견이란 수식어를 붙여야 하는 것조차 가슴 아픈 우리 집의 진짜 주인들, 올해로 13살 된 쮸삐와 12살 된 동순. 사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이 녀석들은 정말 잘 짖고, 잘 뛰고, 잘 논다. 최근 마무리 한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눈에 띄는 노화현상을 제외하면 6~7살 정도의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인 노릇이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반려견에게 환경은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주변 환경이 어떠냐에 따라 길게는 3년을 더 살 수 있다고 하니 우리 말썽쟁이들에게 최대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가족이자 엄마로서 지켜줘야 할 첫 번째 의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부부가 타운하우스에서 쮸삐 동순을 키울 수 있는 건 너무나 복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를 두고 개팔자가 상팔자라 하느니라


쮸삐와 동순이는 아침 7시부터 집을 비워 이르면 저녁 7시에 도착하는 우리 부부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눈을 떠서 잠이 들 때까지 티격태격 싸움을 하고 짖는 게 일상인 녀석들. 무엇보다 하루에도 수어 번 산책하고 바깥공기를 쐬야 하는 까다로운 우리 주인님들.


쮸삐와 동순이에게 내가 모르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존재할 수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판단할 때 우리 부부가 집을 오래 비우는 것 이외에 이 녀석들이 환경적인 문제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누구보다 짖음이 많은 강아지들이지만 우리 부부는 이를 특별히 저지하지 않는다. 한 여름 문을 활짝 열어두었을 때, 산책을 할 때 등 주변에 피해 줄 정도가 아닌 이상 우리 애기들이 무슨 말을 하나 지켜보는 게 오빠와 나의 낙이기도 하다. 타운하우스엔 강아지를 키우는 이웃도 많고, "그만 짖어"라고 할 때 "괜찮아요. 자유롭게 키우려고 이런데 사는데"라고 말해주는 이웃도 있으니 쮸삐 동순도 우리 부부도 정말 행복한 일이다.


산책 또한 문제없다. 쮸삐 동순이는 하루 최소 세 번 정원에서 뛰어 논다. 눈 뜨자마자, 퇴근을 하자마자 우린 가장 먼저 우리 주인님들 산책부터 챙긴다. 워낙 바깥으로 나가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늦거나 이른 시간에도, 눈 또는 비가 와도 밖으로 나가 한바탕 놀고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잘 먹고 잘 자니 어쩔 수가 없는데, 문만 열면 뛰어놀다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니 우리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여러 모로 타운하우스는 천국이다.  


졸리는구나 애미 애비야


집안에서도 우리 강아지들은 노령견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1층과 3층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에너제틱하게 논다. 1층엔 강아지들의 쿠션과 소파가 있고, 2층엔 테라스를 통해 밖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구조라 퇴근 무렵엔 둘 중 한 마리는 우리 부부가 오나 안 오나 밖을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차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또 짖어댄다.  


'멍! 멍! 멍!'


가끔 타운하우스에 산다고 하면 반려동물 키우기 참 좋겠다고들 한다. 그렇다. 그건 정말 정답이다. 눈치 보지 않고 우리 주인님들을 모시고 살 수 있는 자유가 이곳에 있다.


우리 집의 진짜 주인들, 금쪽같은 내 새끼들 쮸삐 동순아 엄마 아빠랑 오래오래오래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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