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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일 Oct 11. 2021

누리호(KSLV-II)의 성공을 바라며^^

최첨단속 여전히 존재하고 명백을 유지하는 관습과 미신

누가 먼저 깰 것인가? ‘1마일 4분’벽

1마일 속의 우주: 한 천문학자의 사계절 산책기


마일은 영국과 미국에서 주로 쓰는 거리 단위. 어원은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라틴어로 mille passus, 즉 당시 병사들이 걷는 걸음으로 천 보를 표기한 것이다. 미터법으로 1.609344km(5,280ft)로 환산하게 된다. 


야드파운드법에 기반한 단위들이 다 그렇듯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값이 깔끔하지 않은데, 왜냐하면 마일 등 영미권 단위는 초월수((超越數, 영어: Transcendental number)이기 때문이다. 

가장 잘 알려진 초월수는 π(원주율)와 e(자연로그의 밑; base of the natural logarithm)이다.


로마 시대에 사용한 이 단위는 고대 및 중세 영국의 단위가 되었고, 10세기가 돼서야 영국 왕 에드거 1세가 윈체스터에 마일 원표와 철 바(Iron bar)를 만들어 길이를 통일했다. 이때까지 웨일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도 각자의 마일 단위를 갖고 있었지만, 통일 이후에 잉글랜드 기준으로 통합되었다 하며 마일의 기호는 mi 또는 mil이며 1마일은 약 1.609344km에 해당한다.


유럽과 미국의 문화는 마일(mile)의 문화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대중은 고대부터 인체를 기준하여 만들어져 영국에서 제정한 도량형 야드파운드법(—法, 영어: Imperial units)과 미국단위계(United States customary units) 사용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지구촌 사람이 기준인 야드파운드법에 비하면 미터법은 과학적일까?

미터법 또한 미터법을 제정할 당시 거리의 기준을 지구로 삼았다. 사람보다 많이 큰 지구이기에 합리적이다라고 볼 수 있을까요?


미터법이 프랑스에서 처음 제안되었을 때, 1m는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거리의 천만분의 일로 정의되었고 지구 적도에서 북극점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10,000km, 이 거리의 4배인 지구 전체 자오선 길이인 40,000km를 기준으로 하는 미터법이 제정되었다.

참고로 전체 자오선(meridian) 길이가 아닌, 적도에서 북극점까지 거리인 10,000km를 십진법상의 표준으로 된 이유는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 남반구 지역에 관측소를 설치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에는 지리적으로 1m는 적도에서 극점까지 거리인 1000만분의 1이 기준으로 되었다.


이후 1m(미터)의 부정확함을 개선하고자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수정되었는데, 현재 1m는 빛이 진공 중에서 1/299792458초 동안 진행한 경로의 길이이다.

합리적이라 믿었던 미터법도 새로운 기준에 의해 새롭게 정립되었다.


인간의 힘이 지구만이 아닌 우주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야드파운드법(—法, 영어: Imperial units)과 미국단위계(United States customary units)는 사용되고 있다.

미터법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아직 야드파운드법은 미터법속에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다.

유럽의 항공 우주(aerospace)에 사용하는 미터법 나사 지름의 시작이 1.6mm부터  시작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미터법 표준 나사가 1mm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특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ISO 일반 산업 규격의 나사(thread)산 지름이 1, 1.1, 1.2, 1.4, 1.6, 1.8, 2.0mm~으로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항공 우주(aerospace)분야에 사용하는 나사의 지름이 1.6mm 시작하는 것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진 최첨단 우주 비행사들의 '은밀한 미신'을 이해시켜주는 1.6 이라본다.

1마일은 1.6km(약1.609344km)로 1마일의 힘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1인치의 1/16(0.0625in)은 1.58mm인데 유럽 항공의 대표 주자인 에어버스는 1.6mm로 변환? 사용한다.


항공 우주분야에 미국단위계(United States customary units)를 사용하는 미국의 미터법 나사도 1mm부터 시작하고 러시아 항공 우주에 사용하는 미터법(metric) 나사 역시 1mm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유럽의 항공 우주(aerospace)분야에 사용하는 표준 나사 규격이 1.6mm로 시작하는 것은 특이하고도 놀라운 일 아닌가 한다.


은밀한 미신은 미터법으로 제작한 러시아(구 소련)의 우주 전통에도 미신이 있다.  유리 가가린은 1961년 4월 12일 발사장으로 향하던 도중 버스에서 내려 바퀴에 소변을 봤다. 가가린은 “자연의 부름”(call of nature)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다. 


러시아의 소유스 호(구소련 시절 개발된 이래 시리즈로 제작되는 러시아의 유·무인 우주선)를 실은 기차는 시속 5km의 속도로 발사장으로 이동하는데 러시아우주국 관료들은 동전을 레일 위에 올려 기차가 밟고 지나가게 한다. 동전이 납작해지면 비행이 성공한다는 미신 때문이다. 


이러한 관습 단위와 전통과 미신이 복합된 도량형(단위계) 속에 군사와 경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받는 대한민국의 일반 산업은 어떤 것을 선택하여 사용할까?

미국단위계 영향보다는 야드파운드법이 녹아있는 유럽의 미터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10일 뒤에 있을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에 사용하는 단위계 또한 미터법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누리호에 사용되는 국내 볼트 제작업체를 방문한적이 있으나 정확한 누리호 볼트 표준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과학 속 이런 저런 미신은 성공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녹아 있어 그런 것 아닌가 합니다.


2021년 10월 21일에 발사 예정인 대한민국 최초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용 로켓 누리호(KSLV-II, Korea Space Launch Vehicle-II)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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