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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일 Nov 06. 2022

선물을 선물하다

30년 전에 선물한 동판화에 부족함을 채워 다시 선물했다.

선물을 선물하다.

1992년 선물한 동판화(A2)를 2021년 10월에 회수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며칠 전에 다시 칠순 선물로 드렸습니다.


동판화를 일 년 가까이 보관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분해하여 손을 본 시간은 몇 일되지 않는다. 작업 환경이 동판화 액자를 분해하고 재조립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이유였으나,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은연중 숨어 있었을 거라 봅니다.


그런데 30년이란 시간은 짧지 않은 시간이었음을 아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액자는 모퉁이에 못질을 하지 않고, 나무 접합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45도 각도로 정확히 절단했던 부분은 상부 액자 고리가 있어 아래로 처져지는 액자의 자중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나무가 건조되면서 틈새가 생긴 걸까?

어찌 되었든 분해하면 재 조립하기 어려워 분해하지 않고 틈새를 메우는 작업으로 했다.


액자 뒤 베니어판도 살짝 손상되어 있고, 유리 또한 30년의 때가 묻어 있어 세정제를 이용하여 깨끗이 닦아 주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집에서 하기엔 많이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


동판화를 둘러싼 하드보드지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하얀색으로 바꾸었다. 동판화와 어울리는 하드보드지 찾을 수 없어 깔끔한 색을 선택했다.


가장 중요한 주인공인 동판화는 30년 전에 만들 때 금 긋기와 말 주변에 작은 점들을 찍어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금 긋기 한 말, 동판 뒷면에서 앞으로 밀어내 돌출시키는 작업을 했다.


거실 베란다 쿠션 장판에서 하다 보니 정밀하게 작업을 하진 못했다. 선수는 공구 탓하지 않기로,

아마도 더 좋은 작업 환경일지라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라 봅니다.


동판 뒷면에 콩기름 바르고, 공구를 이용하여 동판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늘이는 작업과 전체적인 평면을 유지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말에 볼륨을 주는 게 가장 큰 목적으로, 생각만큼 정밀하지 않았으나 마무리했다. 다시 30년 지나면 그때는 아주 정밀함을 추구하기로 하고,


2022년 11월 1일 부족하지만 액자 마무리 작업을 했었고, 11월 4일 선임하사님 일하시는 곳에 찾아뵙고 부족하지만 선물을 다시 선물로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며 드렸습니다.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으나 여유 있고 너그러우신 미소는 그대로 셨습니다. 지금은 선배님으로 호칭^^


20대 초 받았던 정은 아직 그대로 마음 한편에 있어 누군가에게 이어지길 바라는데, 최근 이태원 젊은이들의 참사 소식은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음에 국가 애도기간이라면서 사과는 고사하고 위패나 영정조차 없었음은 정부와 이렇게 만든 기성세대들 반성해야 합니다.


오늘도 일상의 삶을 사랑하며,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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