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망진, 조랑말

-제주마이야기&생각하기-

by 김일석

2.3.1. 목숨을 건 용기와 헌신



1)-1. 정문부 장군과 ‘쌈馬’


정문부(鄭文孚, 1565~1624)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에서 의병을 일으켜 경성·길주·단천 등지에서 일본군을 격퇴한 의병장이다. 열세의 병력에도 불구하고 지략과 용맹으로 관북 지역을 수복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며, 이 승리는 후에 북관대첩(北關大捷)이라 불린다. 전마(戰馬)와 기마병의 기동력을 적극 활용한 정문부 장군의 전술은 험준한 지형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왜군을 효과적으로 몰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707년(숙종 34), 정문부 장군의 승리를 기념해 북관대첩비가 길주에 세워졌으나,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이를 약탈해 야스쿠니 신사 뒤에 방치했다. 2005년에 우리 정부가 북관대첩비를 환수해 진품은 북한에 인도하고, 복제품은 서울 고궁박물관, 독립기념관, 의정부 정문부 묘역, 진주 충의사 등에 설치했다.


조랑말인 나는 임진왜란 당시 정문부 장군의 지휘 아래 조랑말 전마로 단천 전투, 경성 전투 등 여러 전투에 참여했다. 나라를 지키는 의로운 전마로서, 치열했던 북관대첩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작지만 강한 몸, 누구보다도 빠른 발굽, 그리고 뜨거운 충심으로 나는 조선의 땅을 힘차게 내달렸다. 기억하렴! 나는 단지 조랑말이 아니었다. 조선을 지킨 전마였음을.



⚬진행자: 전마님! 임진왜란 때 전투에 정말로 참여하셨다고요? 와, 믿기지가 않는데요! 직접 소개도 좀 해주세요.

⚬전마: 그럼! 나는 단순한 조랑말이 아니야. 제주의 푸른 들판에서 태어난 전마(戰馬), 그러니까 전쟁터를 달리는 말이었지. 나는 정문부 장군님의 정예 기병대에 뽑혀 북쪽 끝 함경도까지 달려가 왜적과 맞섰어. 사람들은 나 같은 말을 보통 “제주 조랑말”이라 부르지? 이름은 따로 없었지만, 장군님은 날 “쌈마”, 즉 싸움을 잘하는 말이라 부르셨어. 나는 그저 빠르기만 한 말이 아니었단 이 말이지. 장군님과 마음을 나눈 전우이자, 전장을 함께 누빈 용감한 전사였지!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불과 몇 달 만에 함경도가 왜적의 수중에 들어가고 반란군이 북도를 장악하자, 의병장 정문부 장군님이 이를 토벌하기 위해 나섰지. 지금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나네. 1593년 1월 23일, 단천 전투에서는 말 안장을 딱 묶고 들판에 잠복했다가, 왜적이 쳐들어오자 번개처럼 달려 나가 그들을 포위했어. 나는 빠른 발굽과 낮은 체구 덕분에 기습에 제격이었지! 조총? 그거 나한테는 그냥 물총이었어, 히히잉~~


⚬진행자: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당시 왜군들은 조총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선 기병이 어떻게 그 조총을 이길 수 있었나요? 정말 대단한데요!

⚬전마: 흐음, 조총은 강력했지만, 속도가 느렸고 재장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 우리는 바로 그 틈을 노렸어. 우리의 무기는 기동력과 기습 전략이었단다. 경성 전투를 예로 들어볼까? 고작 20명의 기병이 기습 돌격해서 왜군 100명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지. 말 위에서 창과 활을 능숙하게 쓰는 우리 전사들과 함께 나도 총알같이 갈퀴를 휘날리며 전장을 누볐어. 작지만 날렵한 조랑말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던 전투였지.


⚬진행자: 수많은 전투를 치르셨을 텐데, 가장 인상 깊었던 전투는 무엇인가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전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길주 남문 전투야. 성문 밖에서 복병으로 숨어 있다가, 적장이 말을 타고 나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지. “지금이다!” 장군님의 외침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머리를 틀고 달렸어. 우리는 적장을 순식간에 낙마시키고, 그 기세로 왜적들을 혼란에 빠뜨렸지. 그날 이후 왜군의 사기는 뚝 떨어졌고, 그 승리는 북관대첩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단다. 그 순간의 짜릿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진행자: 조선의 조랑말로서, 자부심을 느끼시나요? 어떤 점이 가장 자랑스러우세요?

⚬전마: 그럼! 작다고 얕보지 마라! 나는 작지만 끈질기고 빠르며, 무엇보다 충심으로 가득 찬 말이었어. 임진왜란으로 온 나라가 난리였던 북녘땅에서, 나는 단순한 말이 아닌 역사의 한 장을 달린 전우였지. 내 발굽이 지나간 곳마다 자유와 저항의 의지가 남았다고 생각하면 정말 자랑스러워. 오늘을 사는 너희도 마찬가지야. 자신의 크기나 조건에 주눅 들지 마. 마음과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단다! 내 이야기를 통해 그걸 꼭 알았으면 해.


⚬진행자: 마지막으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마님의 지혜로운 말씀이 듣고 싶습니다.

⚬전마: 전쟁은 말도, 사람도 모두 아프게 해. 나는 조선 땅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렸지만, 이제는 너희와 함께 평화의 땅을 마음껏 달리고 싶어. 지금 너희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 우리 역사에 대한 소중한 기억, 그리고 작아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굳건한 의지야. 나처럼, 때로는 작게 느껴질지라도 꿋꿋하게 달려가 보렴. 너희가 가는 길도 반드시 환하게 열릴 테니까. 힘내라,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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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정문부(1565~1624)는 조선 중기 문신이자 의병장이었다. 당시 길주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는 정문부 의병대장의 뛰어난 전략과 전술 덕분에 임진왜란 전사에 길이 남을 대승으로 기록되었다. 이후 숙종 때 이 전투를 기념해 함경북도 길주에 북관대첩비가 세워졌다. 그러나 1624년 이괄의 난에 무고하게 연루되어 혹독한 고문을 받던 중,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사진:전통문화포털·위키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


1)-2. 생각하기


❶ 자신의 한계를 강점으로 바꾸어라.

자신의 한계를 탓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문부 장군의 애마 ‘쌈마’가 작은 체구를 약점이 아니라 기동력이라는 강점으로 바꾸었듯, 당신도 자신의 약점을 독특한 강점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성찰해야 한다. 한계를 두려워하거나 피하기보다는 그것을 활용해 자신만의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잊지 말라. 당신의 한계는 동시에 당신만의 특별한 가능성과 기회의 출발점임을.


❷ 사명을 품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라.

삶에서 방황하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쌈마’가 나라를 지키는 사명을 품고 전장을 누볐듯, 당신도 분명한 목표와 사명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의 터전을 의미 있는 전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당신이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위해 굳건히 나아갈 용기를 가져라. 비록 그 존재가 작아 보일지라도, 명확한 사명을 품고 흔들림 없이 걸어간다면, 당신의 그 발걸음은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위대한 의미로 남게 될 것이다.


✍ 사유의 여백: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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