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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것

눈에 띄지 않는 삶

by 혜선

이건... 잘 알기 힘든 사실이다.

누구도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열심히 사는게 어떤 건지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난 게으르게 살아봐서 안다.

열심히 잘 죽어보려고 살아봤기에 안다.

웰빙(Well-being)이 아니라 웰다잉(Well-Dying)을 실천하려 했기에 안다.


모두가 열심히 살기에,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해도 눈에 띄지 않는 것임을.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직선거리 두고 구불구불 돌아간다. 제 멋대로 자기 갈 길을 돌아돌아 가서 결국 같은 지점에 도착한다.


그 길이 산이든 바다든 서로는 알지 못하지만, 눈에는 보인다. '저 사람은 산으로 가네? 바보같아.', '저 사람은 강으로 가잖아? 나도 강으로 가야 했나...'.

온갖 생각을 하며 각자의 구불구불한 길을 간다.

그러다 도착하는 지점은 결국 죽음의 길이다.


열심히 살아가는건 너무 좋은거라 가르친다.

'사람이 열심히 살아야지!'

그러나 어떻게 열심히 살지는 누구도 가르칠 수 없다. 제 각기의 길이 다르니까.

그러나 열심히 갈 수 있게 같이 달릴 수는 있다.

그게 열심히 사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기도 하다.


왜? 열심히 살아봐도 다같이 열심히 사는데, 어떻게 알아보겠어?

다 같이 열심히 그냥 사는거다.


글을 읽는 이도 읽지 않는 이도 결국

힘들었어도 힘들지 않았어도

게을렀어도 성실했어도


오늘을 열심히 잘 살았으니, 고생한거고.

고생했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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