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집 사이에서 아빠가 된다는 것
요즘 나는 하루에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나를 위한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아침에는 아이를 깨우고 출근 준비를 하고,
차로 등원을 시키고 부랴부랴 회사에 간다.
업무는 늘 비슷하게 돌아가고,
신기하게도 항상 바쁘지만 해가 어수룩하게 지고
퇴근 후 집에 오면 집엔 아내와 아이가 있다.
아이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몸으로 보여준다.
뛰고, 웃고, 때론 울고, 안기고, 또 잠든다.
아이를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정리된다.
이상하게도, 조용해진 일상과 삶이 싫지는 않다.
다만 가끔은 내가 너무 나를 위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에게는
“요즘 뭐가 그렇게 힘드세요?”라는 질문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막상 물어보면
“괜찮아요”라고 대답할 것 같다는 걸 잘 안다.
아마 지금의 나는
힘든 것도, 괜찮은 것도 아닌 상태에 가깝다.
잘 버티고 있고, 잘 흘려보내고 있고,
내가 맡은 역할을 조용히 해내려 노력하고 있다.
40대 남자의 일상이 조용해진 이유는
아마도 삶이 비어 있어서가 아니라,
지킬 것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주도 큰일은 없었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이제는 그런 한 주가 꽤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