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틱 레스토랑 4

by 킥더드림

3 문턱
성휘와 진성이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날씨가 흐리고 쌀쌀하다. 오늘 기온이 예년보다 낮다는 일기예보를 본 것 같다. 성휘는 왼쪽 가슴에 빨간색 하트가 그려진 회색 스웻셔츠에 짙은 색 청바지를 입었다. 그 위에는 가벼운 패딩을 걸쳤다. 성휘의 왼쪽 손목에는 붕대가 감겨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는 듯 몸을 바짝 붙여서 걷는다. 걷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한참을 걷다 두 사람은 어느 건물 앞에 멈춰 섰다. 성휘가 진성의 손을 꽉 잡는다.
“결정했어?” 진성이 성휘를 보며 물었다.
“…….” 성휘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직도 안 했어? 걸어오는 동안 결정하겠다고 했잖아.”
“결정하기 너무 어렵네. 네 의견이 맞는 거 같아. 그런데 진성아, 나 너무 무섭고 두려워. 넌 안 두려워?”
“당연히 나도 두렵지. 그렇지만 어쩌겠어. 이미 벌어진 일이잖아.”
성휘와 진성은 커다란 간판에 <OO 산부인과>라고 적혀있는 건물 앞에 서있다.
“일단 들어가자.” 성휘가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말했다.
성휘와 진성은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1시간 정도 지난 후 성휘와 진성이 병원에서 나왔다.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왔던 길을 돌아간다. 병원 들어가기 전만해도 날이 많이 흐렸는데 그새 해가 났다. 날씨도 많이 풀린 것 같다. 쌀쌀한 느낌이 전혀 없다.
“성휘야, 잘 생각했어. 결정하기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나는 네 결정을 무조건 존중해.” 진성이 아직은 납작한 성휘의 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고마워. 그런데 진성아, 낳든 낳지 않든 결정을 내리면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두려워.”
진성이 성휘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나도 두려워. 두려운 게 당연한 걸지도 몰라.”
“학교도 다녀야 하는데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 성휘가 걱정하듯 물었다.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야지.”
“맞아. 믿어야지. 믿어보자.”
“그래 잘 할거라고 믿자. 내가 내 자신을 믿지 못 한다면 세상 어느 누가 나를 믿어 주겠어. 안 그래?” 진성이 말했다.
“맞는 말이야.”
“부모님한테는 언제 말할 거야?” 진성이 걱정하듯 물었다.
“오늘 말하려고 언제까지 숨길 수 있겠어.”
“나도 오늘 말해야겠다.”
“그래 너도 잘 생각했어. 빨리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성휘야, 걱정이 있거나 힘들 때 너는 항상 기도를 했잖아. 이번에는 기도 안 해? 내가 같이 해줄까?”
“아니야. 괜찮아. 이번에는 기도 안 할 거야. 이미 나 스스로 결정했는데 기도할 필요 없을 거 같아.”
“그래. 마음 편한 대로 해.”
성휘와 진성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날씨는 더욱 개었고 패딩을 입고 있기에 조금 따뜻한 느낌 마저 들었다. 성휘와 진성은 입고 있던 패딩을 벗어 팔에 걸쳤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계속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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