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畵
보랏빛 하늘
네온싸인 간판들
널브러진 전단지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통창 열린 술집
사람이 들어찬 골목길
미적지근한 바람
타고 흐르는 담배 연기
인상 쓰는 사람
얼마간 들리는 욕지거리
청춘의 가벼운 사랑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질서에 진절머리를 느낀 자들이
무질서라는 질서를 만드는 거리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고
서로는 서로의 그림이 되네
한 번쯤 거닐게 되는 이 거리의
임차기간은 잠시뿐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즐기는 사람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