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글을 쓰던 사람이었다.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나 어쩌다 마주치게 되면 반갑게 안부를 묻곤 했다.
나는 다양한 이유로 이 형을 좋아했다.
형은 장발이었으며, 꽤나 잘생겼었고, 순문학을 하였으며, 말을 아끼는 성격이었다.
시끌벅적한 술자리엔 나오지 않는, 그 특유의 고독한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형을 마지막으로 만난 곳은 학교 앞 수족관이 있는 카페였다.
“형 그러지 말고 독립출판을 해봐.”
“그래도 등단이 가지는 힘이 있잖아. 소설은 등단을 해야 돼.”
“그건 그래.. 그래도 출판 하고나면 뭐가 진짜 달라진다니까?”
얼마 전 독립출판을 해냈다는 이유로, 난 주변 사람들에게 독립출판을 마구 권하곤 했었다.
막무가내였다.
각자의 푸념과 해결책 같은 걸 늘어놓기를 두시간,
난 일어나면서 나중에 방이나 빌려 위스키나 한잔 하자고 말했다.
물론 당시에는 진심이었던, 기약없는 약속이었다.
형은 웃으며 인사했다. 그게 형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죽을 만큼 슬프지도, 그렇다고 아무렇지는 또 않게
미상의 생선 내장을 씹은 표정으로 형을 생각한다.
그게 무슨 맛인지 떠올려봐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애를 쓰는 것도 어색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