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이트 트레이닝 좋아하는 내겐 늘 하는 고민이 한 가지 있다.
몸을 만드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데 망가지는 건 너무도 쉽다는 것이다.
지방 몇 그램을 덜어내기 위해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시간은 숨이 넘어갈 정도로 힘든데 다시 후덕하게 살을 찌우는 것은 몇 숟가락 달콤한 식사로 충분하다.
단백질 몇 그램을 얻기 위해서는 수십 개의 달걀과 엄청난 양의 퍽퍽한 닭가슴살이 필요한데 다시 없어지는 데에는 소주 몇 잔이면 충분하다.
몇 달이고 몇 년이고 만든 몸이라도 몇 주 휴가나 한 번의 방학이면 원상태로 기어코 돌아온다.
같이 운동하던 어떤 친구는 이것이 바로 조물주의 짓궂은 장난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쉬면서 맛있는 것 먹으면 몸이 좋아지는 구조라면 얼마나 좋겠냐는 말도 안 되는 푸념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운동을 좋아하고 늘 하는 것은 하루 운동을 끝내고 샤워 후에 느끼는 극단의 상쾌함과 꾸준히 몇 달을 만들어 낸 스스로의 상태들로 느껴지는 진한 성취감 때문일 것이다.
살다 보면 하루하루의 일상이 채바퀴 도는 다람쥐처럼 큰 의미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늘어나지 않는 근육처럼 뭔가 특별한 일도 없는 것 같고 줄어들지 않는 지방들처럼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하루 종일 온몸을 감싸는 듯하다.
이따금 짜릿하게 기쁠 대도 있고 진한 보람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또 다른 가시적 성취를 맛보는 데에는 또 한참의 시간이 필요하다.
같이 운동하던 친구의 푸념처럼 신은 우리의 편이 아닌가 보다는 푸념이 나올 때도 있다.
늘 웃을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루를 사는 것은 천천히 근육이 자라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의미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루하루의 고된 운동은 아무런 변화도 없는 듯 힘들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르는 모르는 새 근육이 되고 멋진 몸이 된다.
우리가 사는 시간도 하루하루 큰 의미 없어 보이지만 한 달의 월급이 되는 시간이고 또 월급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큰 성취를 향해 가고 있다.
우리의 시간은 큰 기쁨의 시간과 또 다른 기쁨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합쳐져 삶이 된다.
즐거운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이 있는 듯 하지만 즐겁지 않은 시간마저도 또 다른 즐거움을 향해가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한 번의 바벨 들기와 한 걸음의 달리기도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그 차이는 적지 않다.
일상의 시간도 그렇다.
오늘은 조금 더 집중하는 마음으로 바벨을 들고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어제의 내 몸과 오늘의 그것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묵직한 근육통이 뭔가 또 다른 성취를 앞당기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기쁨의 시간은 짧고 기다림의 시간은 언제나 길다.
인생 전체가 풍요롭고 싶다면 기다리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