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3 Record

바른 자세로 글씨 쓰면 바른 글씨 되나요?

2023년 2월 21일 화요일, 맑음

by 감우

컨디션이 좋지 않다. 종일 어깨가 뻐근하더니 이제는 목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 어깨뿐 아니라 온몸의 근육이 다 굳어버린 느낌이다. 스트레칭을 시원하게 하고 요가도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이 좁아터진 집구석은 길지도 않은 내 사지 육신을 마음 놓고 뻗을 만한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다.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가 나올 것 같다.


오늘은 큰 이슈 없이 지나간 하루였고, 사실 서점 일이 너무 많았던 탓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신학기가 오고 있다. 서점원들 모두가 약간의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딥펜을 사고부터 매일 글씨 연습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초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글씨 쓰기 바른 자세에 대해 검색을 해 보았다. 참고로 나는 종이를 똑바로 놓으면 글씨를 쓰지 못하는 장애가 있다. 종이를 사선으로 한껏 비틀어 놓고 글씨를 쓰다 보니 내 몸도 비틀리고 글씨도 비틀리고 대환장 파티가 따로 없다. 쓰다 보면 종이는 거의 90도로 돌아가 있고, 내 몸은 어느새 책상에 거의 엎드러져 있게 된다. 한동안 손글씨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딱히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었는데 요즘 불렛저널이다 딥펜 연습이다 손글씨 쓰는 일이 늘어나다 보니 왠지 내 어깨가 글씨 쓰는 자세 때문에 아픈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씨 쓰기 바른 자세의 검색 결과는 아래와 같다.

1. 의자 끝까지 엉덩이가 들어가도록 깊숙이 앉는다.
2. 어깨를 쭉 펴고 허리를 세운다.
3. 턱을 안으로 약간 잡아당겨 시선을 아래로 향하게 한다.
4. 종이는 약간 오른편에 놓고 왼손으로 고정한다.


연필 쥐는 법, 젓가락질하는 법, 글씨 쓰는 법 같이 일상에서 매일 하는 행동들임에도 정석적인 방법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하지 못하는 성인들이 의외로 많다.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연필 쥐는 법이나 글씨 쓸 때의 바른 자세 같은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아무튼 검색을 한 후에 장애를 극복하고자 종이를 똑바로 놓고 펜을 바르게 쥐고 글씨를 써 보았다. 살면서 글씨 잘 쓴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악필까지는 아닌 수준인데, 바른 자세로 앉아 종이를 바르게 놓고 연필을 바르게 쥐고 글씨를 쓰니 악필이 되었다(?). 아무튼 어깨가 너무 아파서 뽑아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 오늘의 글씨 연습


만년필엔 무지 노트를 강력 추천합니다

딱히 캘리그래피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그냥 시 필사나 해 보려던 건데

캘리그래피 책을 보며 연습을 하다 보니 갑자기 분위기 캘리그래피 꿈나무(아님).


\ 오늘의 시 필사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중, [겨울판화 6, 램프와 빵]
겨울이 가면 자만해질 테다!

거의 세 시간을 한글 처음 배우는 사람마냥 글씨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서 대충 휘갈겨 써 보았다. 약간 짜증이 묻어 있는 글씨인데 그나마 이게 제일 나은 건 왜 때문이죠..?


사실 글씨 잘 쓰는 방법은 정말 별 거 없고, 어떤 폰트든지 비율만 맞추면 깔끔하고 예뻐 보인다.

그 비율 맞추는 게 욕 나오게 어려운 것이 함정일 뿐.

정말 바른 자세로 글씨를 쓰면 바른 글씨를 쓸 수 있을까? 글씨를 처음 배울 때에 좀 더 잘 배워뒀더라면....


\ 오늘의 기록

오늘 글씨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실험을 하느라 모든 글씨가 다 다른 느낌 :)

지난 일요일 서점에서 완독 한 '제리 살츠'의 <예술가가 되는 법>

밑줄 친 문장 필사를 마무리하고 완독 로그까지 기록 완료!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직접적으로 "내가. 너에게. 영감을. 주겠어!" 하는 책들보다 완전히 상관없는 것들에서 영감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아직 얼마 못 읽었지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있는데, 이 책을 좀 더 일찍 접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만큼, 다 읽고 나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생각지도 못한 책에서 생각지도 못한 것을 얻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역시 독서는 가장 저렴하고 가장 안전한 여행이라니까!

그나저나 요즘 딥펜 붙들고 있느라 책을 영 못 읽는 중이다.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인데 말이지....




아... 다 필요 없고, 그냥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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