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어제는 분명 이곳에 올릴 글을 쓰고 있었는데, 어쩐지 마지막 순간에 매거진 [잃어버린 나를 찾습니다]의 글로 발행하게 되었다. 직장이나 직업, 일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다양한 입장, 다양한 관계, 다양한 상황 속에서 무한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전에 올린 불륜 소재와도 묘하게 연결되는 구석이 있다. 둘 다 뾰족한 답을 찾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쪽 입장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다가도 저쪽 입장을 들으면 또 이해가 돼 버려서 졸지에 줏대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니까요! [요즘 뜨는 브런치북] 리스트의 상단이 언제나 결혼, 이혼, 직장으로 도배돼 있는 것도 단순한 우연은 아닐 테다.
남편과 가끔 좋은 직장, 좋은 동료, 좋은 상사, 좋은 고용주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데, 식탁에 마주 앉아 캐주얼하게 나누는 둘만의 대화에서조차 의견 합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따지고 보면, 공적인 공간에서 완벽한 타인으로 만나게 되는 나의 동료 나의 상사와 소름 끼치게 잘 맞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답 없는 얘기는 여기까지!
나는 온갖 답도 없는 질문을 쉴 새 없이 던지며 답을 찾으려 애쓰는 게 일종의 취미이자 소일거리인 사람인데, 이런 내가 대체 왜 수학을 포기했던 건지, 요즘 들어 새삼 아쉽게 느껴진다. 일단 이 문제의 책임 중 일부는 엄마에게 묻고 싶다. 나의 엄마는 스스로 숫자 머리가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너는 날 닮아서 수학이 약한가 봐."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수학을 잘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자랐고, 정말 수학을 못 하는 학생이 되었다. 너무 비겁한 변명입니까?
두 번째 책임은 역시 사교육에 물을 수밖에 없겠다. 중학교 때 친한 친구가 그 학원을 다니고 수학 성적이 쑥쑥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덩달아 등록하게 됐는데, 아줌마 선생님의 독기 어린 표정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무슨 놈의 수학을 가르치면서 그렇게 윽박을 지르고 틀리면 때리고,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지, 난 이런 식의 채찍형 교육방식은 정말이지 맞지 않는다고! 결국 수업시간에 학원 건물 계단에서 울다가 학원도 때려치우고 수학도 때려치워 버렸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면 수학을 제일 좋아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전국에 계신 학부모님들께 심심한 조언을 남깁니다.
1.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을 부모님이 미리 정해 주지 마세요. 아이가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면, 조금 느리더라도 반드시 찾아낼 것입니다. (조바심 금지!)
2. 아이마다 맞는 교육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옆집 아들에게는 먹혔던 방식이 내 딸에게는 안 먹힐 수도 있다고요! 아이의 의지를 탓하기 전에 아이에게 맞는 교육 방식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수학이 제일 재미있다던 친구 한 명은 지금도 스트레스받으면 수학 문제를 푼다던데, 그 시절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답이 없는 문제를 쫓아다니며 있지도 않은 답을 찾으려 애쓸 시간에 수학 문제를 풀며 '진짜' 답을 찾아내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요즘은 진지하게 수학을 다시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아주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할 텐데 말이죠.